덩치 키운 메리츠·키움, 신용등급 'AA' 눈앞… 변수는 '우발채무·전산장애'

사진메리츠증권 본사
사진=메리츠증권 본사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이 나란히 신용등급 상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자본력을 확보하며 신용평가사의 정기 리뷰 대상에 올랐다. 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두 회사 내부 리스크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은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주요 신용평가사에서 'AA-' 등급을 받고 있다. 각각 2014년, 2015년 이후 약 10년간 이 등급을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향후 등급 상향 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본력이 급증한 덕분이다. 현재 두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다. 6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은 7조609억원, 키움증권은 5조4386억원을 기록해 AA- 등급 9개 증권사 평균(약 2조8000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현재 AA- 등급 중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메리츠와 키움뿐이다.
 
신용등급 상향 기대를 키우는 또 다른 이유는 실적 개선이다. 키움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4089억원, 누적 기준 1조1426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예고했다. 아직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메리츠증권도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 2018년 이후 연속으로 1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중이며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규모는 6000억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서울 영등포구 소재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물론 변수는 있다. 메리츠증권은 우발채무 관리가, 키움증권은 전산시스템 신뢰 회복이 신용도 상향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규모가 6월 말 기준 7조6633억원에 달한다. 이는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수치이며 2022년 말(4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다시 크게 늘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홈플러스 대출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며 문제가 부각됐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측에 약 1조2000억원을 빌려줬는데, 현재 해당 채권은 고정이하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주문체결 지연에 이어 11월 6일에도 미국 증시 하락 시간대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키움증권의 상반기 전산장애 관련 민원 건수는 1만2013건으로 업계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리스크가 해소돼야 본격적인 등급 상향 검토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우발채무나 전산 이슈는 일회성 사건이라기보다 시스템 관리 능력과 거버넌스에 대한 평가 요소"라며 "자본력과 실적만으로는 등급 상향이 결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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