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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7 WED
아주칼럼
  • [기원상 칼럼] 신냉전 시대, 전 세계 현장에서 만들어진 기업가정신

    세계는 다시 갈라지고 있다. 자유무역이라는 말은 여전히 쓰이지만, 시장은 더 이상 자유롭지 않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거래는 점점 정치의 영향을 먼저 받는다. 기술은 진영 안에 묶이고, 공급망은 자주 흔들린다. 신냉전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이 변화는 통계보다 현장에서 먼저 느껴진다. 해외에서 사업을 해온 기업인들에게 신냉전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계약이 정치의 영향을 받고, 거래 조건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장면을 겪어왔다. 그래서 이들은 남들보다 먼저 질문을 바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청년 3명 중 1명은 탈진 상태다

    청년 3명 중 1명이 탈진 상태에 놓여 있다. 청년 자살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다. 삶의 만족도는 OECD 하위권이다. 국가통계연구원이 발표한 공식 통계다. 이 수치들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청년들이 어떤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경고다. 요즘 20대와 30대 초반 청년들은 늘 선택 앞에 서 있다. 취업을 할지, 창업에 나설지, 당장 일을 구할지 조금 더 준비할지 판단해야 한다. 문제는 선택지가 많아서가 아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시험에 붙어도 자리가 없고, 창업에 실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현대차 자율주행의 갈림길

    현대자동차가 마주한 자율주행의 위기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의 부족도, 인재의 공백도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하나다. 결단이 조직의 관성에 눌리며 미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현대차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보고서나 검토가 아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다. · 기술경쟁이 아니라 리더십 경쟁 지금 현대차가 상대해야 할 경쟁자는 더 이상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다. 테슬라, 구글(웨이모), 애플이다. 이들은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하고 소프트웨어로 진화하는 기업들이

  • [이학노 칼럼] 적토마(赤兎馬)가 이끄는 '2026년 대망론'  

    삼국지에서 맹장 여포가 탔다고 하는 명마 적토마. 갈기가 붉고 토끼처럼 빨랐다던 적토마. 이제 파란 뱀(靑蛇)의 시대는 가고 붉은 적토마의 해가 온다. 금년에 유난히 긴 정치적 고난의 강을 가까스로 건넌 우리 앞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겹겹이 가로막고 있다. 트럼프 관세 폭탄을 피해 어렵사리 첫걸음을 떼었지만 그 후유증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먹여살려온 제조업은 백척간두에 서 있는 것처럼 위태롭다. 인구 30배, 제조업 생산량이 우리보다 10배 이상이나 큰 중국의 거센 파도가 우리 경제를 덮치고 있다.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수능 '낙제점' 받은 한국 AI, 소버린 AI는 구호만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국내 AI 모델의 성적표가 낙제점을 받았다. 수능 수학 문제를 풀게 한 평가에서 해외 선도 모델이 80~90점대를 기록한 반면, 국내 주요 AI 모델은 20점대에 머물렀고 일부는 사실상 문제를 거의 풀지 못했다.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에서 한국의 현주소가 ‘기초 역량이 부족하다’는 경고로 읽힐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소버린 AI’를 내세우며 5개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대규모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AI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방향성 자체는 옳다. 그러나 방향이 옳다고 해서 결과가 보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참 군인 신원식을 말한다

    군인은 명령에 복종한다. 그러나 그 복종은 무조건이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군을 국가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국민과 헌정 질서의 수호자로 규정한다. 명령이 헌법을 벗어나는 순간, 군인의 충성은 상관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향해야 한다. 최근 드러난 계엄 논의의 전말은 이 원칙을 우리 앞에 다시 세웠고, 그 중심에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한 군인이 있었다.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고위 안보 라인 내부에서 계엄 가능성이 장기간 거론됐고, 실제로 군 수뇌부가 참여한 자리에서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계엄을 입에 올린 순간, 그는 대통령의 자격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계엄을 논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군사 권력이 헌정을 짓밟던 시대를 피와 눈물로 끝낸 뒤, 우리는 민주주의와 법치 위에 국가를 세운 선진국이다. 그런 대한민국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사건은 정치적 실패를 넘어, 헌정 질서에 대한 중대한 훼손이었다. 계엄은 국가 존립이 직접적으로 위협받는 극단적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헌법상 예외 권한이다. 그러나 당시 대한민국은 전쟁 상태도, 내란 상태도 아니었다. 국회는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었고, 사법부는 독립돼 있었으며, 언론 역시 자유

  • [박상병 칼럼] 정교분리, 결단의 시간

    우리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적시하고 있다(20조). 이러한 ‘정교분리 원칙’은 1948년 ‘제정 헌법’ 때부터 천명한 것이며 당시에도 이에 대한 별다른 반론이 없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80여 년 동안 헌법 20조를 둘러싼 정치적 또는 사회적 논란은 거의 없었다. 우리 국민은 지금도 정교분리 원칙을 너무나 상식적이고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분명 복 받은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 [전문가 기고] 편리한 새벽배송 서비스, 이대로는 안된다

    최근 '새벽배송·로켓배송·총알배송'으로 대표되는 초고속 배송 서비스는 대한민국 유통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소비자들은 밤에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문 앞에서 신선식품을 받는 편리함을 누린다. 그러나 화려한 편의 뒤에는 심야 시간에 극한 노동을 견뎌야 하는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이 숨겨져 있다. 새벽배송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심야에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분류하고 검수하고 포장해야 한다. 택배기사들은 대부분 국민이 잠든 시간에 새벽배송 차량을 몰아 위험천만한 도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내란 재판 앞에서 회피와 침묵은 권리가 아니다

    국가 권력이 무력을 동원해 헌정 질서를 전복하려 했다는 수사 결과가 공식 발표됐다. 180일간 활동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12·3 비상계엄 수사 결과는 이 사안이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이는 정권의 성격이나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민주공화국의 존립 자체를 묻는 문제다. 특검이 밝힌 수사의 핵심은 명확하다. 비상계엄은 돌발적 판단이 아니라 장기간 준비된 계획이었고, 목적은 위기 관리가 아니라 권력의 독점과 유지였다. 군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하고, 사법·입법 권한을 장악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