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이재명 정부, 안보와 경제가 핵심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안보와 경제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위치상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글로벌 공급망과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 모두를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재편해야 할 시점이다.
 
한·미 동맹 확대는 안보와 경제 모두에 필수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3%는 중국·홍콩, 20%는 미국, 6%는 일본이다. 이 같은 수치가 '경제는 중국'이라는 기존 전략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점점 더 탈중국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국제 질서를 고려하면 오히려 위험한 선택이다. 중국은 기술 탈취와 무역 보복 등 정치적 변수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대한민국 경제에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한·미 동맹을 통해 안정적 안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협력·경제 파트너로서 신뢰도도 높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 안보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자유무역과 기술 협력을 확대해 경제 영역에서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정부에 제언한다. 첫째,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선 과감한 규제 개혁과 함께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국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주된 이유는 경직된 노동시장, 높은 법인세, 복잡한 규제 때문이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측면에서도 유입액보다 국내 기업 유출액이 2~5배 많다는 것은 기업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미국 수준으로 만들어야 우리나라 경제가 도약할 수 있다.

둘째, 한국도 미국처럼 4차 산업혁명을 전격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신산업과 구산업이 공존해야 국가가 성장한다. 호주는 우버를 전격적으로 도입해 신산업과 구산업이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우버가 벌어들이는 수익 10%를 기존 택시 산업에 기부해 양측이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셋째, 노동시장 유연성은 경제 활성화의 열쇠다. 미국 메리어트호텔은 코로나19 시기에 전체 근로자 90%를 해고했다가 위기 종료 후 100% 재고용했다. 고용의 유연성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원동력이다.

반면 한국은 경영상 어려움이 아니면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강성 노동조합의 영향력 또한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 친노동 정책만을 앞세우기보다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체인 기업을 지원하는 친기업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디지털 전환과 인재 양성으로 4차 산업혁명 선도해야 한다.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세계 상위권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산업 확대와 4차 산업혁명 중심 기술 육성은 우리가 반드시 선점해야 할 전략 분야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등 소프트웨어(SW) 기반 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이 높고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정부는 SW 중심 교육 확대, 산학 협력 기반 스타트업 지원, 연구개발(R&D) 인프라 강화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미 동맹 확장, 기업 유치형 경제 구조 개편, 노동시장 유연화,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 수립이라는 네 가지 전략 축을 중심으로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혁신해야 한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지금이 바로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세울 수 있는 절호의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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