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포뮬러1(F1) 서킷에 갑자기 투입된 신인 드라이버와 같습니다. 올해는 피트스탑에서 타이어를 교체하고 연료를 보충하며 전략을 재정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중국계 아트토이 브랜드 팝마트(파오파오마터) 창업주 왕닝이 지난 25일 실적 발표 이후 꺼낸 말이다. 그는 "모든 기업은 성장 주기를 거친다"며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미래 개선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왕 회장은 "올해 최소 20% 성장률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라부부 의존·성장세 둔화…'피크론' 부상
팝마트는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5% 급증한 371억 위안(약 8조원), 순익은 309% 불어난 128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팝마트 피크론', 즉 폭발적인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꺾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핵심 IP(지식재산권) '라부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40%가 라부부에서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 라부부 인기가 시들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디즈니의 고전 캐릭터 미키 마우스처럼 수십 년 동안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할지에 대한 회의감이 생겨났다. 라부부 공백을 메울 만큼 강력한 대체 IP도 부재한 상황이다.
기존 IP의 힘도 예전 같지 않다. 주력 IP인 '몰리'도 지난해 매출은 29억 위안에 그쳐 시장 예상치(49억 위안)에 못 미치는 등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신규 IP 출시 성적도 기대 이하다. 올초 수퍼투투, 메로디, 키에이 등 새로운 시리즈를 잇달아 선보였으나, 시장 반응이 미지근한 것. 지난 22일엔 라부부와 헬로키티의 콜라보 시리즈도 출시했지만, '반짝 열풍'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고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재고 규모는 54억7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고, 재고 회전일수도 100일을 훌쩍 넘겼다.
완구업체 아닌 'IP 제왕'...'중국판 디즈니' 목표
반면, 반박론자들은 팝마트의 현 상황을 엔비디아에 비유하기도 한다. AI의 폭발적 성장세 속에서도 '거품론'이 확산되며 엔비디아 주가가 오락가락하는 것과 같이 초고속 성장기의 기업이 겪는 자연스러운 '성장통'이라는 것.
이들은 팝마트의 본질적 경쟁력이 단순한 '장난감 제조'가 아니라, IP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운영 능력에 있다고 본다. 디즈니처럼 IP를 기반으로 상품, 콘텐츠, 경험을 연결하며 더욱 완벽한 상업화된 생태계를 구축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팝마트는 전 세계 200여 명의 아티스트와 협력하며 IP를 엄격히 선별·육성한다. 일단 신규 IP가 출시되면 모든 과정은 매뉴얼대로 정확하게 추진된다. 팝마트는 보통 새로운 시리즈를 금요일에 출시해 주말인 일요일까지 판매량과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면밀히 추적해 제품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고 공급량과 마케팅 전략을 조정한다. 철저하게 데이터에 기반해 '집중과 선택' 전략으로 IP를 운영하는 것.
스더 팝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5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키마우스, 도널드 덕 등 소수의 핵심 캐릭터가 가치를 창출하는 디즈니처럼 최대 5~6개의 글로벌 IP를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라부부다. 팝마트는 라부부를 기반으로 유니클로, 코카콜라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확대하는 한편, 영화·테마파크·글로벌 투어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접점을 넓혀가며 대중과 감정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있다. 라부부는 오는 6월엔 중국 인기 장난감 IP로는 최초로 월드컵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스 COO는 "미키마우스가 약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듯, 라부부 인기도 80년, 90년, 100년 동안 이어지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고 전했다.
팝마트는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규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주얼리 브랜드 '팝팝(POPOP)'과 디저트 브랜드 '팝 베이커리(POP BAKERY)'를 론칭한 데 이어 올해는 소형 가전 사업까지 진출해 징둥을 비롯한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IP를 일상 소비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보폭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중국 본토를 제외한 글로벌 매장은 180곳을 넘어섰고,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매출이 8배 이상 급증하며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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