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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시계'
90년대 외신기자로 한국의 상황을 해외 독자들에게 보도했던 필자로서 최근의 한국은 그때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정치, 경제, 사회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지는 위기 상황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얘기다. 계엄으로 촉발된 윤 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태는 그 당시 정치적 혼란 속에서 전직 대통령들이 부패와 내란 혐의로 구속되는 상황을 연상케 한다. 경제가 침체하는 속에서 주가가 바닥을 치고 원화가 추락하는 지금은 90년대 말 외환위기 와중에 IMF 긴급 자금으로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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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非常) 시국 외교의 비상(飛上)이 필요하다
⑫ 작년 12월 14일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권력 공백이 현실화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권한대행’하던 총리마저도 국회가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키면서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를 사상 처음 맞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 같은 일련의 정치 사태는 우리의 외교를 상당히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특히 올해 우리 외교는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오는 20일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다. 한&m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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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은 자유? 아니, 착각은 금물
2025년 1월 1일도 그냥 여타 휴일과 같다는 느낌이 든다. 12월 들어서면서부터 놀라거나 분노할 일들 그리고 슬픈 일들이 연속으로 발생해 우리 정신을 완전히 빼 놨기 때문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이 바로 며칠 전임에도 한참 된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 발생한 여객기 참사는 충격적이다. 참사가 발생하자 최상목 권한대행은 나름 신속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했다. 최 권한대행은 최선을 다했고 대통령실과 총리실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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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처방…'숲사랑금' 통해 행복 선진국 한발짝
스트레스·증오에서 벗어나 명상·힐링의 ‘숲사랑금’ 도입 힘들고 피곤하고 지칠 때 무엇을 하면 좋을까?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이 누구나 갖게 되는 생각이 아닌가. 이에 대해 실마리를 제공하는 영화 ‘카모메식당‘이 있다. 세계에서 지난 6년 동안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일식당 카모메에서 보통사람들이 잔잔한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는 스토리다.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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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공급망 재편 파고 속 산업 경쟁력 논일 전략은
12월 초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올해 25년째를 맞이한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에는 500명가량 참석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년도 수출전략 수립에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열기로 가득하였다. 코트라(KOTRA)는 해외 현장에서 관찰한 수출 기회를 제시하기 위해 2000년부터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를 매해 연말연시에 개최해 왔다. 129개 해외 무역관과 북미, 중국, EU 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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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한국의 민주주의 위기를 바라보는 일본의 눈
일본에서는 12월을 ‘시와스(師走)’라고 부른다. ‘스님(師)’이 경을 올리기 위해 뛰어다닐(走) 정도로 바쁜 연말 풍경에서 비롯된 말인데, 지금은 한자 그대로 ‘사(師)’, 즉 선생님들이 바쁜 달로 여겨진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필자도 예외 없이 학기말에 접어들어 졸업 논문 지도를 시작으로 이래저래 정신없이 지내고 있던 2024년 12월, 한국에서 마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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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민주주의' 조롱거리 안되려면
무장군인의 진입을 시민들이 온몸으로 막아내고 담장 넘어 들어간 국회의원들이 계엄해제 요구를 결의하면서 비상계엄령은 일단 차단되었다. 여당의 노골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며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었다. 비상계엄령에서 탄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생중계한 외신들은 ‘K민주주의’의 평화적 창의성과 회복력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여야 합의를 이유로 사실상 헌법 재판관 임명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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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시즌2…갈등과 협력의 초한지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가 시진핑을 (1월 2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자신의 취임식에 참석해달라고 초청했다는데 나는 트럼프의 아이디어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 뉴욕타임스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지난 24일자 1면에 실린 오피니온 칼럼에서 트럼프를 칭찬했다. 트럼프에 대해 좀처럼 긍정적인 보도를 하지 않는 미국의 정통 보수 신문의 대표적 칼럼니스트가 트럼프를 칭찬한 점이 흥미로워서 읽어보았다. 제목은 &l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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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익 받을까 강제출국" …대학은 출입국관리소 아냐
미국은 최소 11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 처리 문제를 두고 보수와 진보 간에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체류 자격과 체류 기간의 범위를 넘어 거주하는 외국인 불법 체류자(이하, 불체자)의 증가가 우려스러운 상태이다. 법무부 발표에 의하면, 외국인 불체자가 최근 3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3년 말에 42만3675명으로 총 체류 외국인(245만9542명) 대비 불체자 비율은 16.9%에 이른다. 불체자를 비자 유형별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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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의 '깜짝 선택'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희망 쏘다
지난 11월 27일 인도네시아에서는 주지사 37명, 시장 93명, 도지사 415명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지난 2월 대선과 총선 이후 9개월 만에 실시된 것으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그린드라(Gerindra)당이 정치적 영향력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야당 역할을 하고 있는 PDIP(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가 정치적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중요한 계기였다. 주지사 선거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