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영수 칼럼] '선출된 권력 우위'는 위험한 착각
최근 대법원장 청문회 및 대법원 국정감사에 대해 날카로운 견해 대립이 있다. 한편에서는 대법원이라 해서 치외법권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과연 두 가지 주장은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일까? 전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민주권과 더불어 선출된 권력의 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국민이 주권자이며,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국회나 대통령이 임명된 권력인 사법부의 상위에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이런 논리는
-
[기고] MICE로 본 오사카 엑스포 허와 실
2025 오사카 엑스포는 ‘우리의 삶을 위한 미래사회 디자인(Designing Future Society for Our Lives)’이라는 주제로 열리며, 기술, 도시, 시민이 함께 만드는 미래 실험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 관점에서 보면, 이번 엑스포는 참여형 박람회로서의 완성도는 높지만 비즈니스형 MICE로의 확장성은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우선 Meeting(미팅) 측면에서 보면, 산, 관, 학 협력 구조가 탄탄하고 세션마다 글로벌 파트너들이 참여해 국제 네트워킹의 기본
-
[서정목 칼럼] 정치 생태계의 최상위는 국민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필자가 광역자치단체에서 전문직 공무원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시는 시의원으로부터 시정감사를 받는다. 모 시의원이 공무원들을 몰아세우다, 점심시간이 되어 기자들이 감사장에서 철수하면서 카메라가 보이지 않자, 그 시의원의 태도가 온화하게 돌변하면서, 야당 소속의 시의원과 공무원들에게 자신이 심하지 않았냐고 물으면서 밥을 산다는 것이었다. 작금의 국정 청문회를 보면서 이 일이 기억의 편린으로 떠오른다. 비록 광역자치단체의 일이지만, 시정이나 국정이나 뭐가 다를까? 청
-
[이춘구 칼럼] 조선의 역사를 지켜낸 안의·손홍록 …영정과 동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조선의 역사를 왜군으로부터 지켜낸 안의·손홍록 선생의 모습이 영정과 동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안의·손홍록 선생 영정 봉안 및 흉상 헌정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정세균·이홍식, 회장 박영일)는 433년 전 조선을 유린한 왜군으로부터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을 온전하게 지켜낸 안의·손홍록 선생 표준영정과 흉상을 제작하고 두 분 선생의 혼과 기백을 기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안의·손홍록 추진위원회는 10월 26일 오전 칠보면 행복이음센터에서 영정 봉안식을 올
-
[기고] 미래 도시의 리허설 오사카 엑스포
170년간의 엑스포 역사속 일본에서 엑스포가 치뤄진건 2번째이다. 오사카 엑스포 1970, 그리고 55년 후 다시 개최된 오사카 엑스포 2025. 엑스포는 대부분 시대의 거울이었다. 그리고 2025년 오사카 엑스포는 그 거울을 한층 더 정교하게 다듬은 ‘도시 실험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만의 인공섬 유메시마(夢洲)는 역설적이게도 원래 산업 폐기물 매립지였지만, 지금은 재생에너지, 수소발전, 하수열 이용 등 탄소제로 인프라가 실험되는 도시 실험실로 변모 중이다. 하수도와 발전소, 교통수단까지
-
[신율 칼럼] '대통령 예능 논란' 추석 민심의 향방은
과거에는 추석이나 설 연휴가 끝나면 여론이 요동치곤 했다. 정치 정보의 흐름이 제한적이었던 시절, 명절처럼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여 각자 접한 정치 정보를 교환하면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경향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오늘날 우리는 정치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연령층조차도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정치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직장 생활로 인해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젊은 층보다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경
-
[전문가 기고] 대국민 사기극의 책임
1986년 10월 30일 정부는 북한의 수공 위협을 발표했다. 북한이 서울올림픽을 방해하려고 금강산댐을 터트려 남한을 물로 공격한다는 것이었다. 언론은 연일 북한의 수공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알렸다. 서울 시내가 물바다가 되고 당시 최고층이던 63빌딩도 절반이나 물에 잠기는 모습이 방송과 신문을 뒤덮었다. 수조에 담긴 모형들이 물에 잠겨 찰랑거렸다. 그 강렬한 이미지는 순식간에 온 국민의 뇌리를 파고들었다. 수공을 막으려면 필요하다며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한 대대적인 성금 모금이 정부 주도로 진행되었다.
-
[최요한의 티키타카] 쉼
사람이 쉰다는 것, 休息(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제각각이다. 세계적으로 대유행인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에서도 멤버 조이와 미라는 아무 생각하지 않고 쇼파에서 맛난 것 먹으면서 지루할 정도로 여유를 누리는 취향이 있는가 하면, 주인공 루미처럼 일하는 것 자체가 휴식이라며 아예 휴식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한자 휴식(休息)을 파자(破字)해 보면 쉰다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쉴 休(휴)는 사람 인(亻)변에 나무 목(木)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쉬고 있다는 뜻도
-
[이병종 칼럼] 한국과 미국의 '닮은 꼴' 대통령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놀라울 만큼 닮은 점이 많다. 두 사람 모두 허약한 야당 속에서 강력한 행정 권력을 행사하고 열성 지지층에 힘입어 당권을 장악하고 있다. 두 대통령 모두 형사 혐의로 사법 리스크에 직면했으나, 당선 이후 재판은 대체로 중단되었다. 대선 과정에서 암살 위기를 겪었고 검사들과 대결했으며, 집권 후에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법 권력을 압박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을 엘리트와 기득권에 맞서는 서민의 대변자로 내
-
[전문가 기고] 9.7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정부가 초강력 대출규제인 6·27 대책에 이어 5년간 주택공급의 청사진을 제시한 9·7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6·27 대책 발표 후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서울의 한강벨트 아파트의 거래량과 상승률이 꺾였던 것과 달리 9·7 대책이 나온 후에는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에 9·7 대책의 내용과 효과 그리고 앞으로 부동산시장의 방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정부는 9·7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서울 수도권 135만 가구, 연평균 27만 가구의 신규주택을 착공한다는 계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