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미국은 왜 스스로 만든 전쟁 규칙을 넘어서나
전쟁은 언제나 명분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강대국의 전쟁은 단순한 군사행동을 넘어 질서의 정의 자체를 바꾼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전을 둘러싸고 내세우는 논리는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다. 미국은 왜 스스로 만든 국제 규범과 국내법의 경계 위에서도 군사행동의 정당성을 주장하는가. 겉으로 보면 워싱턴은 위험한 법적 줄타기를 하는 듯 보인다. 미국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행동을 할 경우 60일 이내 종료하거나 의회 승인을 받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이
-
[진정자의 이란전쟁 이야기 | 진리·정의·자유]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허와 실, 역봉쇄와 이란, 미국, 그리고 중국의 셈법
이란을 이해하려면 먼저 지도를 내려놓고 역사를 펼쳐야 한다. 눈앞의 해협 하나로는 이 나라를 설명할 수 없다. 이란의 시선은 언제나 길 위에 있다. 길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권력의 구조이며, 부의 흐름이고, 질서의 중심이다. 페르시아는 오랫동안 동서 문명이 교차하는 문턱에 서 있었다. 그들은 땅을 넓히기보다 길을 장악했고, 물자를 쥐기보다 흐름을 통제했다. 그 기억은 지금도 살아 있다. 오늘의 호르무즈 해협은 그 기억의 현대적 형식이다. 최근 이란 의회 일각에서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를 11
-
[인문자의 소설이야기 | 인간·문화·자연] 예선영 작가의 '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예선영은 기록의 현장에서 문학의 현장으로 건너온 작가다. 그는 기자로서 오랜 시간 사건을 좇고 사실을 확인하며 역사의 표면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는 또 다른 진실을 발견한다. 기록은 언제나 완전하지 않으며, 더 많은 인간이 기록되지 못한 채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그의 문학은 바로 이 공백에서 출발한다. 실록의 문장 사이, 통계의 숫자 아래, 역사서의 여백 속에 존재했으나 남지 못한 사람들. 『한성대화재 소헌왕후』는 그들을 다시 불러내는 작업이다. 기자로서의 냉정한 시선과 작가로서의 상상력이
-
[아주사설 | 기본 원칙 상식]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제동…신뢰 없는 자금 조달은 설 수 없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계획이 금융당국의 잇따른 정정 요구에 가로막혔다. 규모를 줄여 다시 제출했음에도 두 차례나 제동이 걸린 것은 단순한 서류 보완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안은 기업의 자금 조달이 더 이상 ‘돈의 문제’에 머물지 않고, 시장 신뢰와 설명 책임의 문제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본을 확충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특히 부채를 줄이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자금 조달은 원칙적으로 긍정적이다. 채무 상환은 재무 구조 개선의 핵심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
[기원상컬럼] 한국광해광업공단 3조 원을 2900원으로 정리한 교훈…해외자원투자, '선별과 기준'의 문제다
3조 원을 투자하고 약 2900원에 정리했다. 숫자만 보면 충격이고, 결과만 놓고 보면 명백한 실패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참여한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사업은 사실상 투자금 대부분을 날린 채 철수로 마무리됐다. 이 사건은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다. 한국형 해외자원개발 전략이 어디에서 흔들렸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그러나 여기서 “해외자원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면 문제를 잘못 읽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다. 더 해야 한다. 다만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 자원은 선
-
[아주사설 | 기본 원칙 상식] 조좌진 전 대표 문책경고, CEO가 보안 책임지는 시대 왔다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롯데카드에 영업정지와 과징금을 의결하면서, 조좌진 전 대표에게도 문책경고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회사 정보 유출 사고에서 최고경영자에게 중징계성 책임을 묻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 보안 사고를 더 이상 전산 부서의 실수나 외부 해커의 범죄로만 보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동안 국내 기업 현장에서는 사고가 터지면 실무진 문책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시스템 관리 부서나 외주업체 책임을 따지고, 최고경영자는 사과문 발표 뒤 한발
-
[아주사설 | 기본 원칙 상식] 농협은행 5000억 유증…'몸집 키우기' 넘어 책임 있는 기업금융 전략 보여야
NH농협은행이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기업금융 확대에 나섰다.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해 기업대출을 늘리고, 시중은행 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면서 실물경제를 지원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다. 문제는 이번 증자가 단순한 ‘몸집 키우기’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책임 있는 성장 전략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있다. 우선 이번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의에서 흔히 제기되는 ‘지분 희석’ 논란은 이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 농협은행은 상장사
-
[아주사설 | 기본 원칙 상식] 애플도 흔든 반도체 병목, 한국 산업계도 대비해야
애플이 올해 1∼3월 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정작 핵심 제품인 아이폰 판매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애플은 해당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111억8000만 달러(약 164조원)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이폰 부문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고, Tim Cook 최고경영자는 칩 공급망의 유연성 부족이 판매 제약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금력과 조달 능력을 갖춘 기업조차 공급망 앞에서는 자유롭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번 실적
-
[아주ABC 대한민국 리더에게 듣는다-신봉길 전 주인도대사] "인도는 생산기지이자 시장, 그리고 한국의 전략 파트너"
한국 외교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한국 외교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4강 외교’의 틀에서 움직였다. 분단국가라는 지정학적 현실, 한미동맹, 대중 경제의존, 한일관계의 역사문제, 러시아와의 북방외교가 한국 외교의 주요 좌표였다. 그러나 지금 국제질서는 그 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중 전략 경쟁은 장기화됐고, 공급망은 안보의 언어로 재편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은 세계를 다시 불확실성의 시대로 밀어 넣고 있다. 이 혼돈 속에서 인도가 새로운 외
-
[아주사설 | 기본 원칙 상식] 대통령도 우려하는 삼성 파업, 노사는 총력 대치 멈추고 해법 내놔야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움직임에 대통령까지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사태가 커지고 있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민간기업 노사 갈등을 직접 언급하거나 보고받는 일은 흔치 않다. 그만큼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이 단순한 기업 내부 분쟁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뜻이다. 노사는 지금이라도 강경 대치를 멈추고 현실적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는 일반 기업과 다르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주력 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이며, 수출과 투자, 고용,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