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중앙노동위원회 3차 사후조정 결렬 직후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됐다"며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성과급 제도화와 보상 기준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동교섭단은 사후조정 3일간 성실히 임했고 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노조는 전날 중노위 조정안에 동의했지만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중노위원장이 조정 불성립을 선언하기 직전 사측이 거부 의사를 철회하면서 오늘 3일 차까지 연장됐다"며 "그러나 사측은 오늘 오전 11시에도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끝내 사측이 입장을 밝히지 않아 중노위원장 진행에 따라 사후조정이 종료됐다"며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절차가 종료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적법하게 총파업 쟁의행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후조정은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사실상 마지막 협상 창구로 여겨졌다. 노사는 지난 18일부터 중노위 주재로 사후조정을 이어왔고 전날 회의는 자정을 넘겨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3차 회의에서도 핵심 쟁점 한 가지를 끝내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결렬 책임을 사측의 의사결정 지연에 돌렸다. 그는 "사측 대표교섭위원으로 왔음에도 결정 권한이 없다는 의사표현을 반복했다"며 "사측이 저와 따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저는 거부했다"고 말했다. 또 "오늘 오전 7시 30분께 화장실에 갔을 때도 사측 위원이 화장실까지 찾아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지만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안에는 동의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최 위원장은 "다시 한 번 공동교섭단은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다"며 "양보했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조정안 내용에 대해서는 "중노위가 비밀 유지를 요청했다"며 구체적 설명을 피했다.
삼성전자는 조정 종료 직후 입장문을 내고 노조의 요구가 회사 경영 원칙을 흔들 수 있어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노조는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노사 양측이 결렬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구도가 굳어지면서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 커지고 있어 이날 밤늦게까지 추가 접촉이나 직접 대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노조 역시 "파업 기간 중에도 언제든 대화할 의사가 있으며 타결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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