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중국 영화관의 문이 일제히 열렸다. 지난 1월 23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으로 운영을 중단한지 무려 175일 만이다.
완다시네마도 문을 열었다. 중국 영화업계 ‘선두’이자 최대 기업인 완다는 사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업 중 하나다. 최근 완다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예비실적 보고서에서도 손실이 예상보다 컸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완다의 지배주주귀속 순이익은 15억~16억 위안(약 2570억~27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5억24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그것보다 무려 3배나 늘어났다.
사실 완다의 매출 증가세는 이미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 중이었다. 2017~2019년 매출 증가율은 각각 18.02%, 6.49%, -5.23%였고, 같은 기간 지배주주귀속 순이익 증가율은 1092%, -14.58%, -324.87%였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175일 동안 춘제(春節·중국 설)연휴, 노동절 연휴, 여름방학 등 영화업계 성수기를 놓친 점은 더 뼈아팠다.
완다는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며 영화관 신축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6월 22일 완다는 30억4500만 위안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올해 162개 극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개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완다가 운영하고 있는 영화관은 668개로, 스크린 수는 5882개다. 완다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5%에서 2019년 13.3%로 낮아졌는데 이 점이 완다가 영화관수를 늘리는 이유다.
그런데 이처럼 시장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영화관을 늘리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아이루이왕은 “완다는 영화관 추가 신축 프로젝트 발표 전인 지난 4월 직원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질 만큼 부침을 겪고 있는데, 영화관 수를 늘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영화관이 문을 열었더라도 제한 조건 때문에 영화관람 수요가 한번에 확 늘어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당국은 영화관 영업 재개를 알리면서 극장 직원과 관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입장객이 30%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티켓 예매도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며, 동반 방문이 아닌 관객들 간의 간격은 1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편당 상영시간도 2시간을 넘어선 안되고, 극장 내 팝콘 등 음식물 섭취 또한 불가능하다.
실제 영화관 영업 재개 첫날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20일 중국 전체 영화박스오피스는 350만 위안이었다. 지난해 하루평균 박스오피스가 1억7600만 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이에 따라 완다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만약 완다가 올해 실적도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완다시네마는 ‘ST’라는 딱지가 붙는다. 중국에서 종목명 앞에 ST가 붙으면 특별관리 종목으로, 상장폐지 리스크가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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