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법조계에선 1차 진술조서도 마무리되지 않고, 압수한 휴대전화는 포렌식도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패론'을 주장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지난 5일 오전 강요미수 혐의로 이 전 기자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오늘(5일) 기소된 이 전 기자와 백모 기자를 제외한 나머지 관련자들 및 관련 고발사건 등은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수사협조가 없었을 뿐더러 이 전 기자도 입을 굳게 닫으면서 수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수사를 못했으니 공모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판단할 근거도 없다는 것.
실제로 한 연구위원에 대한 조사는 한 차례도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이 한 연구위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지 한 달 반이 넘었지만 휴대전화 비밀번호도 풀지 못한 상태다.
검찰로서는 이 전 기자에 대한 공소장에 공범으로 한 연구위원을 적시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달리 말하면 향후 수사진척에 따라 얼마든지 공범 혹은 그 이상의 혐의 적용도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의미다.
한 검사장의 변호인인 김종필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애초 한 검사장은 공모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중앙지검이 공모라고 적시 못한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 사건을 ‘검언유착’이라고 왜곡해 부르는 것을 자제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한 검사장 측의 주장에는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23일 이 전 기자는 '반박 아이디어' 문건을 작성한다. 이 문건에는 지모씨에게 들려준 음성 일부를 한 연구위원과 목소리가 비슷한 후배 백 기자에게 녹음하게 한 뒤 다시 들려주자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같은 방안은 MBC가 취재에 나선 것을 백 기자가 확인한 직후 논의됐다. 이후 배혜림 법조팀장은 "녹음파일은 없다"는 취지로 한 연구위원에게 결과를 전달한다.
그리고 31일 한 연구위원은 MBC에 "신라젠 사건 수사를 담당하지 않고 있어 수사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그 사건과 관련하여 언론에 수사상황을 전달하거나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대화를 언론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신라젠 사건 관련하여 대화나 발언, 통화를 한 사실 자체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 연구위원이 최소한 '신라젠'이나 '이철 대표'와 관련해 이 전 기자와 대화를 나눴다는 것은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
검찰 출신의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를 통한 실체적인 진실 발견도 안 됐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실패한 수사라고 함부로 단언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