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부업체에 채무를 진 연체채무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키로 했지만, 정작 대부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어서 서민금융지원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우려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체채무자 신용회복 지원에 동참하고 있는 대부업체는 예스캐피탈, 엔젤크레딧, 리드코프, 원캐싱, 오리온캐피탈, 웰릭스캐피탈 등 총 6개다.
금감원에 등록된 대부업체가 1만7000여 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대부업계의 연체채권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연체율은 두자릿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제1금융권에 비하면 10배나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정작 대부업계는 연체채무자에 대한 신용회복 지원을 꺼리고 있다. 연체채무자를 지원하게 되면 연체채권 상환기간이 너무 길어져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다.
이재선 한국대부업금융협회 사무국장은 "대부업 연체율은 약 15%정도로 1금융권에 비해 10배, 2금융권에 비해 4배 정도 높다"면서 "이렇게 부실이 큰 상황에서 회수기간이 길어져 버리면 업계 입장에선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은 은행과 달리 채권추심을 직접 하고 있어 채무액의 40~50%까지 받을 수 있다"라며 "당국의 조치에 따른 대부업체는 수익성을 생각하면 울며 겨자먹기 식이지만 정부정책을 따르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가입했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신복위는 올해 말까지 신용회복지원 등록 대부업체 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이번 1차 시도는 상위 10개 업체와 협의한 것"이라며 "신용회복지원 제도에 대형 대부업체들의 참여가 늘면 장기적으로 작은 업체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복위는 올해 말까지 10개 여개 대형 대부업체와 연체채무자 신용회복 지원 협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체채무자 신용회복 지원 효과와 관련, 신복위 관계자는 "대부업계 상위 10개 업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80%나 된다"며 "대부업체 이자율이 너무 높아 아예 상환 조차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감안한다면 신용회복지원에 동참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대부업계의 신용회복지원 참여를 독려해 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실 관계자는 "대부업체 거래자는 현재 130만 정도"라며 "상환 기간도 3년으로 정해 신용회복 지원제도에 참여하는 대부업체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신용회복위원회는 성실하게 채무를 갚는 개인채무불이행자가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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