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자칫 올해 전체 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격차로 발생하는 수익을 의미하는 예대마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4월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전월 대비 2bp(1bp = 0.01%) 하락했다. 예금금리는 동일했지만 대출금리가 2bp 떨어진 탓이다.
같은 기간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1bp 하락했다. 예금금리는 2bp 하락한 반면 대출금리는 3bp 낮아졌다.
대출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로 기업대출 및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은행보다 더 많은 대출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라는 당근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대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대기업대출은 33조원 늘었지만, 가계대출은 17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계대출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 4월의 경우에도 주택담보대출은 0.3% 증가했다. 이는 이전 3개월(1~3월) 동안의 증가폭인 0.3%와 같은 수준이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대출은 0.1% 감소했다. 1~3월 중 1.1% 증가했다가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최근 은행권의 영업 추이를 보면 대출 증가세 둔화로 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격화되면서 예대마진이 축소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양상이다.
예대마진 축소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축소되고 있는 만큼 2분기 순이자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예대금리차가 개선될 만한 요인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이 하반기 중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은행권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 연구위원은 “하반기 정책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은 순이자마진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다만 최근 은행권의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만기 차이에 따른 가치 변동) 격차가 좁혀진데다 정책금리 인하가 연속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낮아 제한적인 영향이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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