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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against Blue Sky, 250x400cm, Acrylic on canvas, 2011.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손가락으로 그린다는 것은 결국 나의 몸짓이고, 이 몸짓은 나의 본능에 의존하는 원시적인 행위이다.”
핑거 페인팅으로 유명한 추상화가 박영남(63)화백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7일부터 13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달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서사적 무게감이 중후한 흑과 백으로 그려진 대작 5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하늘에 그려본 풍경 (Landscape against Blue Sky)> 연작을 통해 사각형과 원, 수직선과 대각선 등의 기하학적 형태들로 자연의 풍경을 구현한다. 빛을 머금은 자연적 색채의 구상적인 표현은 추상회화의 또 다른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작가는 문명의 도구를 거부한다.
캔버스 위에 물감을 붓고 붓 대신 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수용성인 아크릴 물감은 15분이 지나면 마르기 시작하여 30분이 지나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작가는 순간의 직관에 의지하여 캔버스 위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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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_Landscape against Blue Sky, 77x80cm, Acrylic on canvas, 2008. |
그는 자연조명 아래에서만 작업한다. 작가에게 평생 화두인 ‘흑과 백’은 자연광 아래 광활한 캔버스에서 더없이 숭고하게 빛난다.
흑과 백, 섬세한 색색의 단층이 여러 겹 중첩된 구조는 각각의 층에서 빛이 스며 나오는 듯한 미묘한 시각적 체험을 제공한다.
“언제부터인가 해가 있을 때 그림을 그리고 해가 지면 작업을 끝내는 습관이 들었다. 햇살이 드리우는 흰 캔버스는 나의 대지였고, 그 대지 위에 나의 왜소한 족족들이 늘 같이 했다. 내가 머물렀던 시간들의 흔적은 햇살의 도움 없이는 그 근원의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없는 것, 그래서인지 만들어 내는 형상보다는 빛을 따라다니다 만들어진 '제3의 현장'에 감사할 뿐이다. 작품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만들어진 세상이 바로 내가 찾던 유토피아라면 더욱 좋겠다. 그 유토피아의 세계가 아름다움의 세계였으면 더더욱 좋겠다.”전시는 7월 1일까지.(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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