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비해 채권 발행을 통한 실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6월 중순 이후 총 6600억원의 자금을 채권을 통해 조달했다.
보름 동안 채권을 통해 조달된 이 자금은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의 채권 발행 물량(약 4조5000억원)의 14.7%에 해당한다.
최근 은행의 채권 발행은 만기도래 채권의 차환발행(롤오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채권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은 하반기 경기 회복을 대비한 실탄 확보 차원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한 외국계 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비, 기업 및 가계 대출을 늘리기 위해 채권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 외환은행 인수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자금부 관계자도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은 자금운용이 주 목적"이라면서 "이는 은행들이 영업을 위해 예금받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채권 발행에 대해 대출 및 유가증권운용이 목적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의 채권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에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가 아직 바닥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향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호상 외환은행 연구원은 "은행채 발행은 자금조달 비용이 비싸 은행들이 자금조달 방법으로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경기가 향후 'W'자 형으로 출렁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남아있어 은행채로 자본을 조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채권발행을 통해 기업대출에 나설 경우, 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당장 수익성은 나아질 수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보다 새롭고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태정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채권 조달금리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져 선제적으로 재원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기업들의 대출 수요는 줄었지만 가계 대출 수요가 늘어 이 수요를 채우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한편 우리은행의 경우 상반기 총 68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지만 만기도래 채권 규모가 1조7000억원에 달해 채권 발행 전액을 롤오버를 위해 사용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각각 올 상반기 주로 만기도래하는 채권 롤오버와 만기 상환 채권 유통을 위해 신규 발행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민태성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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