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5개월째 동결했다.
한은은 9일 오전 정례 금통위를 열고 2.00%인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부터 빠르게 낮추며 2월에는 2.00%까지 내렸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해 경기가 하강세를 벗어나고는 있지만 신용위험 우려와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조금씩 경기 회복 신호가 보이고 있지만 그 신호가 강하지 않아 기조적인 상승세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은 상황서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자칫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제유가 상승과 과잉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져 기준 금리를 통한 통화정책 변경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금리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시점이라며 한은의 결정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 실장은 "실물경제가 아직 적극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어 통화정책당국이 금리를 건드리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현재 경기 흐름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가고 있지만 통화기조를 바꾸기에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곽영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분석실장도 "아직은 금리를 올리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며 통화 완화기조를 풀기에는 경제 회복 조짐이 공격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한은이 언제쯤 금리를 올릴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이날 한은은 경기 하강세가 끝나가고 있다는 발표 자료를 통해 시장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과 '기자간담회 자료'를 통해 한국 경제가 개선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될 것이고 밝혔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경기 하강이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상황을 지켜봐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지난 3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금융시장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지표가 회복되고 있으나 전반적인 경기는 아직 부진한 모습"이라며 "확장적 거시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부는 또 생산, 소비, 투자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낙관하기도 했다.
이에 대부분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에나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지만 올 4분기에나 성장률이 플러스(+)로 바뀌고 현재 경기 회복세가 올 하반기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송태정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기업 및 은행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현금성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본조달에 열중"이라며 "국내 경제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재고 소진 및 소비가 활발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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