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거부권을 지닌 미국의 추천으로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의 최종 총재 선임이 유력하지만, 나머지 후보 역시 그 자체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특히 세 명 모두 미국이 아닌 신흥 대륙에서 나온 후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967년 세계은행 설립 이래 역대 총재는 모두 미국인, 그 중에서도 백인이었다.
세 후보는 한국계인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과 콜롬비아 국적의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컬럼비아대 교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제무장관이다.
김 총재는 알려진 바와 같이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건너간 이민 1.5세대다. 하버드대서 20년 교수 생활을 하고 그 와중에 활발한 개발도상국 의료 활동을 펼쳐 미국 타임지 100대 인물로 꼽힌 바 있다. 2009년 미국 동부 8대 명문대를 뜻하는 아이비리그의 아시아인 첫 총장으로 선임돼 관심을 모았다.
앞서 유력 후보로 꼽혔던 로런스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NEC)에 대해 중국, 아프리카, 중남미 등서 반발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무마키 위해 신흥국 출신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수전 라이스 주 유엔 미국 대사,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거론되던 가운데서의 깜짝 지명이었다.
오캄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사무차장, 콜롬비아 재무장관을 지낼 만큼 경제 전문가인데다 신흥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역시 유력 후보로 꼽혔다.
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 여성 재무장관 이웨알라 후보를 내세웠다. 지난해까지 세계은행 이사를 역임한 만큼 경력도 만만찮다.
세계은행은 내달 초 이들 후보에 대한 인터뷰를 거쳐 내달 20일께 최종 총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선택’으로 김용 후보가 유력하지만 전례없이 신흥국 출신들로만 이뤄진 후보는 미국-유럽 중심의 국제질서에서 신흥국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음을 시사한다.
차기 총재의 임기는 오는 7월 시작, 5년 동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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