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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텍차이나 부스 전경[사진=마린텍 차이나 홈페이지]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의 추격으로 바짝 긴장중인 것으로 알려진 반면 우리나라 업체들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기술추격이 상당히 빠른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중국 상하이에서 상해 국제 조선기자재·해양기술 박람회(MARINTEC CHINA, 이하 마린텍)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전 세계 32개국에서 1700개 이상의 유명 조선 및 해양산업 관련 기업들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우리나라도 약 100여개 조선 및 기자재 기업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다국적 엔지니어링 그룹인 ABB와 중국의 CSIC가 설립한 합작법인이 최신 전기추진 프로펠러인 ‘Azipod D’ 제품을 선보였으며 핀란드의 바르질라와 중국상인산업그룹은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계약도 이뤄졌다. 또 미국의 선박인증 조직인 ABS와 상해선박연구소는 선박의 설계 및 개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처럼 중국 조선업체들이 해외 기업들과 기술협력 및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공동 연구개발(R&D)를 진행중인데 반해 우리나라 업체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조선 기술력은 중국에 비해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상해 박람회에 참가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력이 어느정도 수준으로 올라온 것은 맞지만 행사장을 둘러봤을 때 크게 이슈가 되거나 우리나라 조선업계를 위협할 수준의 제품들은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코마린 등 우리나라 및 해외 박람회를 여러차례 참관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의 조선부문 기술격차는 약 10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10년이 숫자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우리도 기술발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중국이 우리 기술력을 추월하기란 어렵다는 것”이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해양플랜트 부문은 특히 더하다. 조선 빅3 경우는 중국산 기자재를 쓰지 않는데 이유는 선주사들로부터 인정을 못받기 때문”이라며 “중국 조선업이 우리를 급하게 추격하고 있어 긴장감을 느끼거나 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에 대해 긴장해야 한다는 지적 역시도 끊임없이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4월 발간한 ‘중국 조선산업 및 국내 중소소선산업경쟁력 현황’ 보고서에서 “아직까지 중국 기자재의 품질은 세계적인 선주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져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기자재의 품질향상과 한국산 기자재에 대한 추격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지난해 ‘KOMEA FORUM 2014’에서 “중국 조선기자재 산업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선진국 기자재업체의 중국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조선업계와 기자재 업계는 보다 차별화되고 고부가가치 기술이 접목된 고품질 영역으로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조선소의 구조조정으로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이 갖춰지게 될 것”이라며 “거기에 유럽 원천기술 기자재 업체들이 중국 현지투자를 확대해 국내 다수 기자재 업체들의 시장진입과 점유율 확대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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