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대책] 2기 신도시 20만호 남았는데…3기 사전청약에 '미분양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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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8-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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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근처에 2021년부터 약 5년간 40만호 공급

  • "벌써 이사 갈 준비 중…일산·운정 등 사망선고"

2기 신도시 미분양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아직 막대한 공급 물량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울 접근성이 더 우수한 3기 신도시 새 아파트 청약 물량 40만호가 당장 내년부터 5년간 공급될 예정이어서다.

4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기획재정부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2023~2028년)'에 따라 3기 신도시 물량 중 6만호를 내년부터 2년간 사전청약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사전청약은 내 집 마련 수요를 미리 잡아두기 위해 착공 예정단지의 공급을 앞당기는 제도다. 당첨자는 3~4년 후 입주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2023년까지 20만호 공급이 예정된 2기 신도시는 3기 신도시 물량이 소화되기 전까지 청약 수요자들의 선택으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3기 신도시 물량이 전부 나가기 전까지 2기 신도시 청약 수요자들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2기 신도시 입장에서는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신도시 입주자들 입장에서는 적어도 앞으로 4~5년간 집값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는 데다 3기 신도시 공급이 끝난 이후에는 구축단지 주거지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자료 = 국토부]


정부는 사전청약과 함께 3기 신도시 용적률을 더 높여 본래 계획 물량 38만3000호에서 40만3000호까지 2만호 더 늘리기로 했다.

내년부터 약 5년간 2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막대한 물량의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셈이다. 기존 신도시 입주민들 입장에선 악재다.

실제로 지난해 3기 신도시 지정계획이 발표됐을 때부터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기존 신도시 사망선고"라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지하철 3호선 연장사업이나 GTX(수도권광역철도) 신설 등 본래 약속했던 교통개선 대책이 완료되기도 전에 더 우수한 입지에 대규모 신도시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일산에서 자가주택에 거주하는 안모씨(34)는 "2기 신도시 내에서도 3기 신도시로 이동하는 수요가 생길 거고 일산 같은 곳은 집값이 폭락할 게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서울로 넘어가는 자유로가 벌써 포화상태인데, 그 중간에 신도시가 들어서면 일산 출퇴근 여건은 더 악화될 게 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또 운정신도시 거주 박모씨(38)도 "벌써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서울 기준) 서쪽에 3기 신도시를 몰아서 지정한 탓에 이쪽 2기 신도시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기 신도시인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 인천 검단, 고양 일산 앞에 고양 창릉(3만8000가구)과 부천 대장(2만 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이 계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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