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50수 앞?"...​에어비앤비·ARM, 소프트뱅크 '재부상' 발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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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8-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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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내 나스닥 상장 끝낼 것"...에어비앤비 IPO 본격화에 기대·우려 혼재

  • 엔비디아, '60조원' 줘도 ARM '고'...검증된 대형주 투자 씨앗자금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재부상의 발판을 마련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전펀드의 핵심 축인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IPO(기업공개)와 매각 절차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어비앤비 IPO 본격화..."연내 나스닥 상장 끝낼 것"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외신은 에어비앤비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서류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에어비앤비 측은 발행 주식 규모와 가격 범위, IPO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SEC의 서류 검토가 끝나는 대로 상장 절차에 신속히 착수해 올해 안에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나스닥 시장 상장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WSJ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은 '숙박공유 거인'의 상장 계획은 놀라운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에어비앤비는 올해 초 IPO 계획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을 맞으며 무기한으로 연기한 상태였다. 일각에서는 올해 기업가치가 반토막 난 상태라 에어비앤비가 IPO 일정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까지 내놓기도 했다.

2017년 처음 투자자를 모집할 당시 310억 달러(약 37조원)에 달하던 에어비앤비의 가치평가액은 지난 4월 기준 180억 달러(약 21조원)까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았던 에어비앤비가 상장 과정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물경제 침체에도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기록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는 주식시장의 후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온스퀘어 어드바이저스의 테드 스미스는 "에어비앤비의 계획은 코로나 사태에도 굳건한 회복력을 보여준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를 담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변동성에도 결국에는 장기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을 반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각국의 경제 재활성화 움직임으로 나타난 여행 재개 조짐에 에어비앤비의 기업 사정도 개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톰 화이트 DA 애널리스트는 "에어비앤비는 지난 지난 3~4월까지만 해도 IPO를 상상하기 어려웠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여행객들은 사람들이 붐비는 호텔보다 집을 통째로 빌리는 일을 오히려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바로 손정의의 50수 앞?"...엔비디아, '60조원' 줘도 ARM 인수 '고'

지난 1분기 '1조4300억엔(약 16조5000억원) 적자'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소프트뱅크가 타개책으로 내놨던 영국 반도체 설립기업 ARM 매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영국 런던 지역지인 이브닝스탠더드는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와 ARM 매각을 위한 단독 협상에 돌입했다"면서 "올 여름 안에 거래를 마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ARM 매각 대금으로 400억 파운드(약 523억 달러·62조원)가량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7월 말 소프트뱅크의 ARM 매각 움직임에 시장이 내놨던 예상 가격이었던 320억~410억 달러를 웃도는 금액이다. 앞서 2016년 손 회장은 ARM을 320억 달러(약 38조원)에 사들였고, 410억 달러(4조5000억엔·약 50조원)는 지난 3월 손 회장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조달하기로 약속한 금액이다.

'초 거대 매물'에다 반도체 독과점 리스크도 지닌 ARM 인수에 대형 기업이라도 쉽사리 뛰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특히,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업체이자 차세대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는 올 1~2분기 연속 호실적을 기록하며 인수자금 마련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엔비디아의 매출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데 이어 2분기 매출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나 급증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호실적에 힘입어 코로나19 수혜주로도 자리잡았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17일에는 종가 기준 493.48달러까지 치솟은 것은 물론 올해 106%나 상승해 전통강자 인텔(2055억 달러)을 제치고 미국 반도체 기업 시가총액 1위(2986억 달러)인 상태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궁지에 몰렸던 손정의 회장은 기존 투자 방식까지 선회하면서 위기 돌파에 힘쓰고 있다.

그간 비전펀드를 앞세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IPO를 추진해왔던 그는 최근 이미 상장한 상태인 대형 기술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SEC 보고서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지난 6월 말 기준 10억 달러어치의 아마존 주식과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식 5억 달러어치, 각각 2억 달러씩의 테슬라와 넷플릭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향후 ARM 매각 대금은 소프트뱅크의 부채 해소와 함께 이미 검증된 대형 기술주 투자에 투입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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