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도시]35층을 70층으로 올리면 더 많은 경제적 기회…"세로도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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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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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주택공급 부족, 부동산 가격 폭등 해법으로 세로도시 주목

  • 도시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낭비 막고 도시 경쟁력 부흥시켜야

[사진=롯데물산 제공]

서울 주택부족 문제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세로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세로도시란 좁은 면적에 고층빌딩을 쌓아올려 도심을 고밀·압축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미 인구 절벽과 고령화, 도시재생 실패, 빈집 문제 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이 도시 생존과 발전 방향으로 꺼내들고 있는 정책이다.

한국의 도시화 비율은 앞서 고밀·압축개발을 진행한 홍콩, 일본과 비슷한 90%를 상회한다. 정부가 도심 외곽에 혁신도시와 신도시 등을 세울 때마다 이들 도시의 인구 증가분 50% 이상이 원도심에서 유입된다. 반대로 서울 비중심권과 수도권 외곽에 사는 이들의 궁극적 종착지는 서울 도심권이다. 결국 부동산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는 궁극적 방안은 원도심에서의 양질의 주택 공급이며, 세로도시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키포인트인 셈이다.

세로도시는 도시 확산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낭비를 막고,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는 대안정책으로도 꼽힌다. 도시전문가들은 도시의 분산된 힘을 한데 모아 공공시설 및 교통에 대한 편의를 끌어올리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며, 그동안 버려졌던 도시 내부를 개발해 도심의 쇠퇴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고밀·압축개발이 일부 진행된 서울 여의도와 잠실, 부산 일대는 유입 인구의 증가로 상권의 확장과 고용확대, 수많은 경제적 기회, 문화의 부흥 등을 경험했다.

정부와 서울시도 최근 서울 지하철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중심으로 한 거점지역이 세로도시에 적합하다고 보고 관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본 사업궤도에 오른 삼성역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과 GTX 3개 노선이 환승하는 구간인 서울역, 청량리역, 여의도역 등에서 복합개발이 예정됐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금융업, IT(정보기술)업, VC(벤처캐피털)업 등 산업구조 재편에 따라 고용위계가 생기는 지역에 주거기능을 넣은 세로도시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세로도시가 가져오는 편익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하고, 도시 내 녹지, 도심 외곽의 공동화 문제, 중소도시 소멸 등에 대한 해결책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은 "도시의 역할은 일자리 창출, 적절한 가격의 주택공급, 도시문화 제공, 건강을 중시하는 환경, 불평등을 줄이는 다양성과 포용성 등을 지속 가능토록 하는 것"이라며 "수요가 필요한 곳에는 부동산을 고밀도로 많이 공급하고, 수요가 적은 곳은 기존 자산을 재활용해 효율을 높이는 등 진짜 도시 재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과 교수는 "같은 세로도시라도 산업의 분화, 지면의 경사 등 개발의 룰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20년 후 완전히 다른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며 "한국도 세로도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초기단계부터 '공정한 룰' 성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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