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미·중갈등까지…'반도체 코리아' 하반기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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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0-08-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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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버용 메모리 수요 감소에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기업들 실적 예상치 낮춰

  •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에 국내 기업들도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특수를 누렸던 반도체 산업의 하반기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앞서 상반기보다 성장세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보다 더욱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며 반도체 업계에 부정적 전망을 더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공급사인 미국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이 발표한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37억∼39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44억 달러에 못 미쳤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발표한 7월 매출은 전월 대비 12.3% 하락했다. 미국 제재로 인한 중국 화웨이 물량 감소 영향까지 작용한 결과다.
 
상반기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서버용 D램 등에 대한 기업 고객의 수요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도 서버용 D램은 언택트로 인한 수요 증가로 미국과 중국 클라우드 기업들이 서버 증설에 나서며 호실적을 누렸다.

하지만 서버 업체들의 재고가 쌓이고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의 가격은 2.53 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3.64 달러를 기록한 이후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7월에는 고정거래가격도 전달보다 5.5%가량 하락했다.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수출 매출의 약 20%를 견인하는 반도체에 하반기 한국 수출 전체 실적도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반도체 협회는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봤다.

또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도 반도체 시장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은 최근 중국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하며 규제 대상을 전체 반도체로 확대했다. 제재 대상에 메모리 반도체가 포함될 경우 메모리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대 고객 중 한 명을 잃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구매하는 큰 손의 손발이 묶이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당장 올 하반기 반도체 수요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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