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끌어들인 동학 개미의 힘, 언제까지 지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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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8-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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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급락했던 코스피가 외국인과 개인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증시에 대규모로 진입한 '스마트 개미'들의 저가매수에 이은 차익실현 전략, 이에 뒤따르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하방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개미가 외국인을 따라가는 과거와 달리 외국인이 개미를 따라오는 형국이라 지난 3월과 같은 폭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패닉 셀링' 옛말··· 외국인보다 앞선 개미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함께 '2차 폭락장'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돌아온 외국인의 매수 흐름이 이어지며 낙폭도 제한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5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과거 급락장이 오면 공포감에 매물을 내던지는 '패닉 셀링(Panic Selling)' 현상을 보였던 개인 투자자들도 조정 구간을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시점에 맞춰 꾸준히 차익 실현에 성공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의 흐름에 후행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 추이를 보면 이들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7월 1일 이후 지수 하락이 시작된 지난 13일 이전까지 삼성전자 주식 1조37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2조536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5% 넘게 급등한 지난달 28일에는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양상이 엇갈렸다. 이날 개인들은 396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들은 92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까지 이날 기록한 5만8000원 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자금 여력은 충분, 시장 주도 전망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에 여력이 있는 만큼 당분간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증시 조정이 나타나도 넘치는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는 여전하기 때문에 개인의 순매수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 최근 주가가 하락한 기간에도 증시 대기자금은 오히려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 계좌에 입금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기준 52조6393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진 이후에도 대기자금은 연일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21일부터는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51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자금이 증시를 떠받치는 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도 내놓는다. 맥쿼리증권은 2200으로 낮췄던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24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맥쿼리는 "코로나19가 국내 거시경제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지만, 최근 유동성 증가와 개인 투자자의 증시 참여 확대 등을 고려해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했다"고 근거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변수··· 신중한 투자 조언도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2차 확산 국면에 접어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시간이 지나도 진정되지 않을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확산세 지속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결정할 경우 경제활동 위축과 기업들의 기초체력 훼손으로 증시도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보다 신중히 주식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3단계로 격상되면 10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고 이에 따른 내수위축 및 경제활동의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풍부한 유동성이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를 지켜보며 보수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추가적으로 지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대감을 넘어서 내·외부적 요인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금금리가 1%를 하회하고 부동산 규제마저 강화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개인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당장 국내시장이 상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외부역할이 보다 중요하며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수요의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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