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집값 하락" 장담한 2년 뒤 30%↑…네 번째 낙관론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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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8-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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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정부서 "떨어진다" 장담하면 어김없이 폭등

  • 전문가들 "정책 신뢰도 타격 주범…발언 신중히"

"다주택자·법인 물건들을 비싼 가격에 30대 '영끌' 매수세가 받아주는 양상."(김현미 국토부 장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정부가 앞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다시 내놨다. 과거 김 장관의 또 다른 호언장담과 국토부 고위 관계자 '계단식 집값 하락 예상' 발언, 문재인 대통령의 '집값 원상회복'에 이어 네 번째다. 

이런 낙관적인 메시지에 관해 전문가들은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정부가 장담한 내용과 정확히 정반대로 시장이 움직였고, 정책 신뢰도를 떨어트린 주범이었기 때문이다.
 

김현미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8·4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모습.[사진 = 유대길 기자]

정부 호언장담 후 시장은 늘 정반대로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8818만원으로 이번 정부 출범(2017년5월) 5억7028만원 대비 55.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당시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이 "계단식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계단의 평평한 부분"이라고 말한 지난해 4월과 비교해서는 10% 오른 수준이다.

또 지난 2018년1월 김현미 장관이 주거복지 협의체 회의에서 "앞으로 서민 주거안정 정책 효과가 시장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 시점과 비교하면 30%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 2017년 8·2대책부터 2018년 9·13대책, 2019년 12·16대책 등을 발표한 후 정책 효과를 자신할 때마다 어김없이 집값이 폭등한 양상이다.

서울 외에도 집중적인 규제 대상이 됐던 인천(2억3951만원→3억2107만원)과 경기(2억9848만원4억5547만원), 세종(2억3478만원→4억666만원) 모두 계단식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6·10대책과 7·10대책, 8·4대책까지 한 달 단위로 규제를 쏟아낸 후 다시 김현미 장관의 호언장담이 나온 것이다.
 

[그래픽 = 김효곤 기자 ]

또 반대로 가면 신뢰도 타격 감당 어려워
이에 전문가들은 김현미 장관의 말이 시장에서 곡해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바꿔 말하면 다주택자와 법인이 저점에 매수해서 가장 높은 가격에 매도했다는 얘기라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김 장관 발언은 매입한 30대가 최고점을 잡았다는 말과 동시에 다주택자와 법인이 투자 관점에서 잘 팔고 나왔다는 게 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이 신뢰를 잃은 건 자꾸 그런(집값 하락) 장담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만약 또 (시장이) 반대로 가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장관 발언과 실제 통계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30대의 매수세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달리 증가한 상황이 아닐뿐더러 다주택자 증감 추이도 아직 미지수여서다.

송승현 대표는 "최근 거래가 많아진 건 맞지만, 꼬리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꼭 다주택자가 내놓은 매물로 단정할 수 없고, 특히 다주택자와 법인 매물을 30대가 샀다는 것도 검증할 통계가 없다"고 했다. 

그나마 다주택자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통계청에서 나오는 '주택소유통계'인데, 이는 매년 11월 전년도 현황을 파악하기 때문에 아직 2018년이 최신자료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 단위로는 다주택자 추이를 집계하지 않는다"며 "총 거래 중에 다주택자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거래가 늘었다는 점이 다주택자 매물이 늘었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30대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의 경우 지난달 기준 33.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9년1월부터 2020년7월까지의 평균치인 30%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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