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가구 대단지에 전세물건 고작 1건…서울·수도권 전세품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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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8-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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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위매물 걸러내보니…매물 귀해지며 전셋가도 오르는 상황

지난 13일 오후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서울·수도권 전셋값이 치솟으며 물건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1일 부동산 허위매물에 대한 처벌조항을 담은 공인중개사법을 시행한 이후 솎아진 '진짜' 전세 매물은 매우 적은 수준이다. 서울 강북권을 비롯, 수도권 1000~3000가구급 대단지에서 전세 물건이 10건 미만인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27일 네이버부동산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은 가구 수가 3481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이지만, 현재 나온 전세 매물은 1개뿐이다. 이 매물은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39㎡형으로, 전세보증금 호가는 1억8000만원이다. 지난달 1억4500만원에 이뤄진 전세계약금에서 3500만원이 오른 금액대다. 

노원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근래 들어 전세 물건이 아예 안 나오고 있다"며 "원래 꾸준히 전세물건이 나오는, 순환이 잘되는 단지인데 부동산 대책, 임대차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물량이 대폭 줄었다. 전세 시세도 최근 2000만원 정도가 갑자기 올랐다"고 전했다.

2197가구가 몰려 있는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두산위브'에서도 전세 물건은 고작 3건에 불과했다. 현재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의 전셋값 호가는 4억9000만원이다. 지난달 같은 평형이 4억5000만원에 거래된 데서 4000만원이 뛴 셈이다. 

강북구 미아동 '두산위브트레지움'은 전체 가구가 1370가구지만, 현재 나온 전세 물건은 1건뿐이다. 이 매물은 해당 단지의 전용 114㎡형으로, 전셋값 호가가 10억원에 형성돼 있다. 이는 지난 3월 7억원 후반대에서 2억원이 넘게 상승한 값이다. 

수도권 지역도 전세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양·수원·과천시 등 경기도권 대단지도 물건이 씨가 마른 상황이다. '패닉바잉(공황매수)'에 이어 '패닉렌트(공황전세)'까지 나타나면서 임대차시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전세방 구하기는 더욱 하늘의 별 따기가 돼 가고 있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시의 전세시장도 서울 못지않은 전세난을 겪고 있다. 과천시 부림동의 '과천주공8단지'(1400가구)의 전세 매물은 6건이다. 이 단지의 전용 83㎡ 전셋값 호가는 7억원에 달한다. 불과 얼마 전인 이달 12일까지도 5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으나, 1억7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자연앤힐스테이트'(1764가구)의 전세 물건은 현재 모두 9건이다. 이 단지의 전용 84㎡형 전셋값은 지난달 5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이 뛰어 현재 8억원에 호가가 이뤄져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일산하이파크시티2단지파밀리에'(1208가구)의 현재 전세물건은 단 1건이다. 전용면적 129.79㎡의 전세 매물 호가는 현재 5억원으로, 직전 전세가인 지난달 22일 3억7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이나 뛰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허위매물 단속 여파로 전세 매물이 확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다"며 "전세는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공급은 늘어날 요소가 없다. 또 저금리로 인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물량은 더욱 귀해지고 전셋값은 오르는 형태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울 전셋값은 61주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감정원의 8월 넷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11%로 나타났다. 전주에 비해 상승률은 소폭 둔화됐지만 올 상반기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감정원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실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역세권이나 교육환경이 좋은 지역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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