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근로·사업소득 다 줄었는데… 정부는 "분배지표 개선"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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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08-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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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영향 공적이전소득 전년비 80.8% 증가

2분기 코로나19 여파가 심화하면서 통계 작성이래 처음으로 가계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이 모두 감소했다. 모든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개선됐지만 가구가 스스로 벌어들인 소득을 기준으로는 악화됐다.

정부는 20일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신속한 정책대응'을 자화자찬했지만, 3분기 지원금 효과가 사라지고 집중호우 피해와 코로나19 재확산되면 소득불평등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소득 5분위 배율은 4.23배로 지난해 2분기 대비 0.35배 포인트 개선됐다.

5분위 배율이란 상위 20% 가구(5분위)의 평균소득을 하위 20% 가구(1분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분배율 개선은 1분위의 근로 및 사업소득 감소율이 확대됐지만, 5분위의 근로소득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격차를 줄였다.


 

[통계청 제공]

올해 2분기 가계소득은 527만2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4.8%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5.3%, 4.6% 줄어들었다. 근로소득은 2009년 3분기 -0.5%를 기록한 후 11년 만에 감소했으며, 역대 최대 낙폭이다.

반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의 여파로 이전소득은 80.8% 증가한 98만5000원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포함되는 '사회수혜금'이 공적이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4.8%로, 지난해 2분기의 30.5%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20%보다 상위 20% 가구에 더 많이 지급됐다.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에 관계없이 가구원 수에 비례해 지급했는데, 5분위의 평균 가구원수가 3.52명으로 1분위의 2.34명보다 많기 때문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영향으로 5개 분위 모두에서 가계소득이 증가했다. 분위별로는 △1분위 177만7000원(8.9%) △2분위 343만7000원(6.5%) △3분위 479만1000원(5.6%) △4분위 630만9000원(5.6%) △5분위 1003만8000원(2.6%) 등이다.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1분위는 154만3000원으로 12.6% 증가했고, 5분위는 793만3000원으로 3.7% 늘어났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5분위 배율은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가계동향 관련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개최하고 "역대급 고용·실물경제 충격 속에서도 분배지표가 개선된 데에는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대응이 기여했다"며 "민생의 어려움이 커질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정부 본연의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정책 지원의 효과를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3분기 들어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상향되면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감소하고 고용 충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분기에도 긴급재난지원금을 걷어낸 소득분배지표는 악화됐다. 긴급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한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지난해 대비 1.38배포인트 늘어난 8.42로 집계됐다.

시장소득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 사전이전소득의 합으로 가구에서 직접 벌어들인 소득을 의미한다. 3분기 부터 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표도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가 소득 상위 20% 가구 소득에도 영향을 줬다는 점도 부담이다.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전년 대비 4%, 사업소득은 2.4% 감소해 각각 690만2000원, 175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상용근로자가 많은 5분위에서 초과급여나 특별급여 등이 줄어들어 임금상승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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