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대 기회 요인은 ‘약가 인하’ 정책이다. 이는 비교적 값싼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허가 확대와 공급 증가를 촉진할 수 있다. 국내 기업 중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다.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많아지면 위탁생산개발(CDMO) 시장도 힘을 받게 된다. 바이오 업계의 ‘빅2’로 불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에 있어선 명백한 호재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의약품 등 수입을 금지하기 위한 4개년 계획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면, 한국이 대체 공급망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시행 여부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발의돼 하원을 통과했으나 국방수권법안(NDAA)과 예산 지속 결의안에 포함되지 못해 불발됐다. 하지만 업계에선 반중국 트럼프 기조를 봤을 때 연내 통과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중국을 대체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CDMO 기업 지원 관련 법적 체계 구축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어 출범한 국가바이오위원회는 'CDMO 생산·매출 세계 1위 달성'을 주요 목표로 내걸며 산업 육성의 의지를 강조했다. 인도·일본 등 경쟁국과의 CDMO 패권 다툼에서 앞서가기 위한 행보다.
관세 문제 대응을 위해선 북미 공장 마련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대응을 위해 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기지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3분기까지 미국에서 판매할 재고는 확보해 둔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공장 인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CDMO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만큼, 현지 생산시설을 검토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북미 생산공장 증설에 나선 곳도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 항체‧약물접합체(ADC) CDMO 시설을 증축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의 자회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도 2022년 미국 텍사스주에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두 번째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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