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민간대출금리 상한선 손본 中… “그림자금융 단속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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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8-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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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민간대출금리상한 절반으로 뚝… 36%→15.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민간대출금리의 상한선을 연 15.4%로 낮췄다. 조건별로 각각 24%와 36%였던 기존 상한선과 비교하면 인하 폭이 상당하다. 당국이 이례적으로 대출금리 상한선을 대폭 낮추면서 중국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중국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최고인민법원(대법원 격)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대출금리 상한선을 대출우대금리(LPR)의 4배 수준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매달 20일 중국의 기준금리 격인 LPR을 발표하는데, 이날 발표된 1년만기 LPR은 3.85% 였다. 이에 따라 대출우대금리 상한선은 15.4%로 정해졌다.

중국은 지난 2015년 개인 및 법인간 자금을 빌려주는 민간 대출의 경우 약정 연이율이 24%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금리가 36%를 넘으면 이를 초과한 이율에 대해서는 무효 처리하고 초과 지급 이자분에 대한 반환을 차입자가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기로 했다. 연 금리 최고 상한선을 36%로 지정한 셈이다.

이후 5년간 대출금리 상한선에 손을 대지 않던 중국이 갑자기 상한선 인하에 나선 이유는 고금리 대출을 단속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최고인민법원 재판위원회 허샤오룽 위원은 “민간대출금리 상한선을 대폭 낮추면서 민간대출금리가 점차 중국 경제 사회 발전 실제 수준에 접근하게 될 것”이라며 “해당 분문의 안정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그림자금융, 부실 대출 등의 금융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시스템이 아닌 제2금융권 등에서 이뤄져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기업 대출을 말한다. 중국에선 건설업과 제조업, 인프라 투자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펀드 업계와도 맞물려 있어 당국이 단속에 힘써왔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그림자금융이 다시 확대됐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그림자 금융 자산 규모는 59조1000억 위안(약 17조원) 늘었다. 이는 2017년 이후 그림자금융 자산이 처음으로 증가한 것이다.

실제 허 위원은 이날 “최근 몇 년간 일부 사채업자들이 금융 감독을 피해 거래를 실시하는 등 초고금리로 많은 대출자들을 빚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위원은 “이번 민간대출금리 상한선 인하는 장기적으로 중국 인터넷 금융과 민간 대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부실 대부업체들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난재경대 디지털경제연구센터의 천원(陈文) 주임은 “이번 조치는 부실 대부업체를 업계에서 퇴출시키 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출금리 상한선 인하가 중소기업의 근본적인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낮은 금리 유혹에 또 다시 대출에 의존해 빚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쑤닝금융연구원의 황다즈 선임연구원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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