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계 1위 제약사 헝루이제약(恒瑞醫藥·항서제약, 600276, 상하이거래소)이 연구개발(R&D) 비용 회계 처리 문제로 지난달 29일 상하이거래소로부터 명확한 관리감독 요구 서한을 받았다고 1일 중국 증권일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달 20일 헝루이제약은 상하이 거래소 공시를 통해 기존에 R&D투자를 비용화 처리하던 것에서 자본화 처리하는 방식으로 회계정책을 변경했다며 이것이 회사 현재 상황에 더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에 거래소는 29일 이에 따른 구체적인 요구사항과 주의사항을 헝루이제약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기업이 R&D투자를 비용화 처리하면 그해 실제 발생한 R&D 비용을 즉각 당기 손익에 집어넣어 처리한다. 하지만 자본화 처리하면 R&D투자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해 미래 일정기간 동안 나뉘어 순차적으로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신약 연구개발은 투자가 많이 들고, 투자 회수기간이 긴 데다가,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R&D 비용을 자본화 처리하면 단기간내 실적 압박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임상 3기 연구개발 사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헝루이제약으로선 R&D비용을 자본화 처리하면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 들어 헝루이제약은 심각한 실적 압박에 시달려왔다. 올해 3분기 매출은 69억 위안(약 1조2800억원)으로, 전년 동비 14.84%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순익도 3.57% 떨어진 15억4000만 위안이었다. 하지만 R&D 투자는 1~3분기 전년 동비 24% 증가한 41억4200만 위안에 달했다. 최근 실적 압박 속 헝루이제약을 둘러싼 감원설까지 시장에 돌았을 정도다.
사실 올해 중국 반독점 규제 칼날이 제약업계를 겨냥하면서 업계 1위 헝루이제약은 최악의 한해를 맞닥뜨렸다. 올 상반기에는 병원 리베이트 제공을 위해 회계 조작 혐의로 벌금형도 선고 받았다. 헝루이제약 주가는 올 들어서만 반토막났다. 올초까지만 해도 110위안 선에 머물렀던 주가는 현재 50위안선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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