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 부족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한국의 첨단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AI분야 전문인력 부족 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시장 수요 대비 부족인력은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인재양성 예산, 산·학·관의 연계부족, 교육과정에서 과학분야 지원 부족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4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전문인력 통계를 기반으로 지난해 AI분야 부족인력을 계산한 결과, 약 1만1307명이 산업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부족인력이 1110명 수준이었으나, AI 시장이 급격히 커짐에 따라 인력부족 현상도 확대된 것이다.
2023년 기준 AI 전문인력은 5만1425명으로, 2019년 5824명과 비교해 8.8배가 증가했다. AI 전문인력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2020년(1만4736명)부터는 연평균 32.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률을 근거로 올해 예상되는 AI 전문인력은 8만9300명이다.
같은 기간 부족인력은 연간 52.1%씩 늘었다. 한국의 AI산업 성장률 31.8%와 2023년부터 시작된 부족인력 증가 둔화세를 적용해 계산한 올해 AI분야 부족인력 추정치는 1만4902명이다. 지난해보다 31.79%가 확대된 수치다. 당장 3000명의 추가 AI 전문인력을 양성해도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AI개발자 부족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2023년 기준 산업 수요 대비 부족한 AI개발자는 5257명을 기록하면서 전체 부족인력의 61.23%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느끼는 애로사항 1위도 ‘인력부족’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국내 AI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1.9%(매우 그렇다 44.9%, 그렇다 37%)가 AI 전문인력 부족에 동감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AI산업이 관심을 받기 시작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대학에는 50여 개의 AI 관련 교육이 신설됐지만 실제 증가하는 AI 전문인력 증가율은 연 10~1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에 투입이 가능한 전문인력은 5000명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IT업계의 분석이다.
업계는 주요국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인재양성 정부예산과 더불어 과학인재 육성정책 등이 미흡한 것을 두고 한국의 AI 전문인력 미래가 어둡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계, 학계, 정부가 교육부터 취업 및 연구원 배출 등으로 연계하는 산·학·관 연계 프로그램의 부재 역시 미래 인재양성 배출의 걸림돌로 언급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