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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퇴직연금 독주 비결은 계열사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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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0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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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적립금 중 계열사 비중 58% 달해

삼성생명이 지난 3년 간 적립한 퇴직연금 1조4500억원 중 60% 가량이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흘러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시장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배경에는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셈이다.

2일 금융감독 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잔액은 1조4530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적립금 기준으로 전체 2위인 우리은행(6906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압도적인 1위다.

이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가 삼성생명에 적립한 퇴직연금 규모는 8369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58%에 달한다.

삼성생명을 퇴직연금 운용사로 선택한 삼성그룹 계열사는 총 9곳이다.

계열사별로는 삼성물산이 239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SDS(1906억원), 삼성화재(1719억원)도 1000억원 이상을 적립했다.

이어 삼성카드(615억원), 삼성중공업(542억원), 에스원(407억원), 삼성엔지니어링(344억원), 에버랜드(268억원), 제일기획(172억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그룹 내 보험계열사인 삼성화재와는 퇴직연금을 맞바꿔 가입하는 방식으로 서로의 실적으로 올려주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화재의 퇴직연금 적립금 잔액은 3036억원으로 이 가운데 51%에 달하는 1540억원을 삼성생명이 몰아줬다.

삼성화재 적립금 잔액 중 삼성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생명과 삼성중공업(265억원), 삼성증권(100억원) 등을 포함해 63%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 기업이 퇴직연금을 도입할 때는 적립금을 여러 운용사에 분산하는 것이 일방적이지만 삼성 계열사들은 삼성생명에 적립금을 몰아주고 있다"며 "삼성생명이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계열사 몰아주기의 결과"라고 평가 절하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퇴직연금 운용사를 선택할 때 노조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지만 삼성그룹의 경우 노조가 없는 계열사가 많아 삼성생명을 운용사로 선택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장 뒤쳐져 있는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2010년 이후 퇴직연금 도입이 본격화하면 현재의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팔이 안으로 굽듯이 계열사들의 도움을 받은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면서도 "삼성생명은 퇴직연금 전신인 퇴직보험을 개발하고 운용해 온 노하우가 있고 브랜드 경쟁력에서도 앞서 퇴직연금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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