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 울린 관세戰] 車·철강 비껴갔지만··· 석화·소부장 '초토화'·스마트폰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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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5-04-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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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생산 자동차엔 최대 51% 관세··· 소부장, 中 저가공세 이중고

  • 석유화학, 대미 수출 차질로 아시아 공급 과잉 따른 수익 악화 예상

  • 정부 협상력 시험대 올라··· 대미 공조·대일 연대 전략 마련 시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상호관세 부과를 통한 글로벌 통상 전쟁을 선포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다만 산업별 분위기는 온도 차가 감지된다. 이미 25% 관세가 발효된 자동차·철강 업종은 상호관세까지 얻어맞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

저가 중국산 공세와 수요 부진에 시달리는 석유화학·배터리 업계는 상호관세가 겹쳐 이중고에 직면했고, 글로벌 각지에 생산 거점을 둔 전자제품 제조업체는 미국이 해당 국가에 부과한 관세 부담까지 떠안을 판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매기면서 한국에는 최대 26%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은 그간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관세를 면제받으면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의 우위를 점했으나 이 체제도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美, 한국 겨냥 '최악 무역장벽 국가' 지목...기업 부담 가중
 

앞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25% 관세가 적용되던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등 업종은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한숨 돌렸다. 다만 '최악 무역장벽 국가'로 지목된 우리나라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은 26% 관세가 부과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자동차 대미 수출량은 143만2713대로, 전체 수출(278만2612대)에서 51.5%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체 수출량(217만7788대) 가운데 46.6%(101만3931대)를 미국으로 보냈다.

미국은 기존에 승용차 2.5%, 트럭 25% 관세율을 적용 중이다. 여기에 26%가 추가되면 국내에서 만들어 미국에 파는 승용차는 28.5%, 트럭은 51%의 관세를 내야 한다. 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 25% 관세 부과 시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20.5%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달 12일부터 25% 관세를 물고 있는 철강업계는 이미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3000만 달러(약 338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15.9% 쪼그라들었다. 

이번 상호관세 조치의 최대 희생양은 스마트폰과 가전, 석유화학 등 부문이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절반가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하는데, 베트남에 부과된 상호관세율 45%를 부담해야 한다. 중국(34%)·인도(26%) 등 생산 거점을 둔 스마트폰·가전 제조업체도 마찬가지 처지다. 

석화 업계는 더 난감하다. 미국 내 제조 시설을 구축하는 식으로 관세를 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원료를 사용하는지도 관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부적인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중이다. 대미 수출 물량이 관세 장벽에 막혀 아시아 쪽 공급 과잉이 심해지면 가격 하락 등 수익성이 추가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 중에서는 배터리(84.6%)와 자동차·부품(81.3%) 업종의 피해가 우려된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제조기업들은 대미 수출뿐만 아니라 중국의 저가 공세 등의 간접 영향까지 더해져 경영상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관세 추가 협상에 기대···日과 협력 중요도 커져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한·미 FTA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면서 미국과 새로 무역 협상에 나서야 할 상황이지만 국가적 리더십 부재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향후 정부 간 협상 결과에 따라 전 세계 무역 판도가 뒤바뀔 여지가 있다며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관세 정책에 대해 수정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만큼 향후 협상이 관건"이라며 "정부가 주도해 통상 컨트롤타워를 정비하고 관세 부과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쟁사 대비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업들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일본과의 공조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간 전략적 협력이 중요해졌다"며 "미국과 중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 비슷한 처지라 손을 잡으면 협상력을 증대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일본과의 교류 등을 통해 (제조) 비용을 상호 절감하고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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