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후배들 생계 위해·kt 코치들 부담" 이종범 '최걍야구' 출연 인터뷰, 진정성은 '글쎄'

이종범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종범 [사진=사진공동취재단]


JTBC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가 출연진을 공개했다. 그런데 '최강야구'의 수장이 된 이종범 감독의 인터뷰와는 다소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의아함을 자아낸다.

'최강야구'는 지난달 30일 이종범 감독이 출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종범 감독이 당시 kt위즈 코치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프로 무대보다 예능을 택했다며 이종범 감독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종범 감독도 이러한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이날 JTBC를 통해 "'최강야구' 감독직을 수락하면 많은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감독직 자체만을 원했다면 '최강야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강야구'를 살리는 것은 한국 야구의 붐을 더 크게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 예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몇몇 후배들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후배들도 많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강야구'가 다시 뭉칠 수 있다면 더 많은 후배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그 일에 나도 함께 도전하고 싶어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선 "출연하는 많은 후배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듣게 됐다. 한 은퇴 선수는 야구와 관련 없는 운전 관련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맡아야 이 프로그램이 살고, 생계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kt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시즌 도중 구단을 떠나는 결정은 결코 쉽게 내린 것이 아니다.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마침 구단에서 능력 있는 후배 코치들의 성장을 위해 한 발짝 물러선 상황이었다. 후배 코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는데, 내 존재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에게도 부담이었기에, 이 부분을 감독님께서 헤아려 주셨다"고 강조했다. 

즉 이 감독의 말을 살펴보면, 한국 야구 인기·은퇴 선수들에게 기회·kt 코치들의 미래를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들이 현재 KBO리그의 상황과 '최강야구' 출연진, 그리고 kt 코치진 현황을 참고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먼저 '한국 야구의 인기'에 대한 부분이다. KBO리그는 지난 2일 역대 최초로 전반기 관중 수 700만명을 넘어섰다. 전례 없는 인기다. '최강야구'를 통해 야구 인기를 살려보겠다는 이 감독의 말과 다소 배치된다. 물론 '최강야구'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 야구 인기는 더 늘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프로 무대를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이종범 감독의 행보에 실망한 야구팬들이 '최강야구' 붐에 얼마나 동조할지는 미지수다.

'최강야구' 출연진은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생계에 큰 문제가 없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종범 감독과 플레잉코치인 심수창을 필두로 김태균, 투수 윤석민, 타자 윤석민, 이대형, 나지완, 윤길현, 윤희상, 이현승, 오주원, 오현택, 문성현, 이학주, 강민국, 최진행, 조용호, 허도환 등이 선수단을 꾸린다. 이들 중 그나마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는 문성현, 오현택, 강민국 정도다. 다만 문성현과 오현택은 10년 넘게 프로 무대에서 활약했다. 강민국은 2014년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자 출신으로 당시 계약금 2억원을 받았고, 2022년까지 프로 무대에서 뛰었다. 현재는 마산용마고 야구부 코치를 맡고 있다. 추후 '최강야구'가 이전 시즌처럼 아마추어 선수들을 합류시킬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출연진 면면을 봤을 때 후배들의 생계를 위해 결정했다는 이종범 감독의 말과 대조되는 느낌을 지울 순 없다. 

마지막으로 kt 코치진 내 역할에 대한 발언이다. 선후배 문화가 강한 KBO리그에서는 감독과 수석코치, 수석코치와 일반코치들의 선후배 관계가 역전되는 상황으로 인해 리더십 문제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런데 kt는 이강철 감독과 김태한 수석코치가 이종범 감독보다 선배였다. 타격코치 자리를 후배들이 맡길 원했다면, 현장에서 코칭을 전폭적으로 지지했으면 됐다. 차라리 퇴단의 이유가 '최강야구' 합류가 아닌 kt 코치들의 미래를 위한 자진 사임이었다면 이처럼 파장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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