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과 한국이 양국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해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며, 핀테크·혁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투자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한국 주요 기업들은 베트남 디지털 금융·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적극적 투자 의지를 표명했다.
30일 베트남 현지 매체 청년신문에 따르면, 전날인 29일 베트남을 방문한 박창달 대통령 베트남 특사단장이 또럼 베트남 서기장과 회동을 갖고 양국 전략적 협력 심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고위급 특사를 파견한 것으로, 한국이 베트남과의 협력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로 평가된다.
박창달 특사단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베트남은 한국 외교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앞으로도 고위급 접촉을 지속 강화하고 경제·무역·투자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에너지, 원자력, 글로벌 경기 변동 대응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베트남 측의 제도적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또럼 서기장은 “베트남은 한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정치적 신뢰와 양국 기업·지방정부·국민 간 활발한 교류를 바탕으로 과학기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고급 인력 양성 등 미래 산업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양측은 이번 한국이 개최하는 APEC 2025 정상회의와 베트남이 개최하는 APEC 2027 정상회의를 앞두고 다자외교 무대에서의 공조 강화를 약속했다.
같은 날, 팜민찐 베트남 총리도 박창달 단장과 만나 양국 경제·무역·투자 관계 발전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디지털 금융·핀테크 분야의 협력을 위해 한국 주요 기업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했다.
29일 저녁 열린 면담에는 한국의 대표적 디지털 자산 거래소 운영사인 두나무와 하나금융그룹의 부회장단이 참석했다. 두나무는 한국 최대 규모이자 세계 3위 수준의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600만 명 이상의 고객과 1조1000억 달러(1523조5000억 원)를 초과하는 연간 거래량을 기록했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베트남의 디지털 금융 시장을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핵심 시장”으로 평가하며, “현지 파트너사와 블록체인 기술, 자산 토큰화, 안전한 거래 인프라 구축 경험을 공유하고, MB를 비롯한 베트남 금융기관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자산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역시 “베트남은 혁신금융과 데이터 기반 서비스 확대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장기적인 금융·기술 투자 확대 의지를 밝혔다.
팜민찐 총리는 두 그룹의 투자 계획을 환영하며 “한국의 강력한 자본력과 기술력은 베트남 금융시스템 고도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베트남 정부는 안전하고 투명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이 관련 부처와 협력해 거래소 운영, 데이터 인프라, 세금 관리 시스템까지 투명하고 혁신적으로 구축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고위급 교류와 기업 간 협력 논의는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고, 금융·혁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신성장 산업 협력을 심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측은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해 다자협력 무대에서의 공조 강화, 데이터·AI·핀테크 분야 신사업 육성을 위한 공동 연구와 인력 양성 협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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