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이제는 즈번(資本)주의 시대가 아니라 즈번(知本 자본주의와 동음)주의 시대다."
포브스 선정 2000년 중국 부호 3위, 2011년 세계 억만장자(10억달러 이상), 그리고 포춘지 선정 2011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1위에 이름을 올린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 지식과 기술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런회장이 늘상 강조하는 성공 경영을 위한 금언과 같은 얘기다.
런 회장은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통신장비 회사를 일군 기업인으로‘가난은 인생의 스승’이란 독특한 인생 철학을 갖고 있다. 배고팠던 유년시절 그는 지식을 향한 열정의 화신이었다. 그 열정은 '배움만이 가난을 구제할수 있다'는 아버지의 신념과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로터 터득한 것이었다.
지식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하듯 그는 전자계산기, 디지탈 테크놀로지, 철학 등을 닥치는 대로 섭렵하고 독학으로 3개 국어나 마스터 했다. 기술전문 학교 졸업 후에는 기술 통신병에 지원 입대했다. 통신병으로서 기술 분야에서 큰 공을 세우며 군 대표로 전국 과학대회에도 참가했다.
군제대 후에는 단돈 2만 위안(한화 약 330만원)을 갖고 지금의 화웨이를 설립한다. 4년 여간 키폰전화기 등 통신장비 수입 판매사업을 해오다가 92년 프로그램 제어 교환기인 C&C08 개발에‘올인’한다. 모두가 부동산과 주식에 혈안일때 그는 우직하게 기술개발에 전념했다. 매년 R&D 비용으로 매출의 10%나 쏟아부었다.
그는 ‘즈본주의(知本主義)’라는 철학을 모토로 '화웨이 기본법' 을 제정했다. 자금도 자원도 없는 신생 민영 벤처기업의 미래는 오로지 기술과‘지식탐구’에 있다는 믿음에서다. 화웨이의 성공의 원천은 '즈번(資本)' 이 아니라 '즈번(知本)' 이었다.
그는 ‘운둔의 신비주의 기술 기업가’로 통한다.그는 오로지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이 되는데 정신이 팔려있다. 직원들은 런 회장의 기술에 대한 갈망이 오늘의 화웨이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런 회장은 또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 필요하다. 이는 창업 초기 민영 기업가의 공통점이며 구성원간 응집력을 키워주는 근간이다”라고 강조한다.
화웨이는 농촌을 우선 공략한 후 대도시로, 다시 지리적으로 인접한 홍콩, 또 화교가 많은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로 뻗어나갔다. 이들 지역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IT, 통신장비의 본고장인 구미 지역으로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그의 이런 방식에 대해 사람들은 ‘마오쩌둥(毛澤東)식 경영 전술(농촌혁명에서 도시혁명으로 발전해감)’이라고 별명을 붙였다.
화웨이는 지금 에릭슨 다음의 세계 2대 통신설비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런정페이는 여전히 기술을 바탕으로 통신 분야 한우물을 파는데만 매진하고 있다. 이런 집념이 화웨이 저력의 원천이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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