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원두값 두 배…고환율·작황 부진에 '커피플레이션'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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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기자
입력 2025-02-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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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커피 수입물가 전년대비 94.3%↑

  • 금값된 아라비카…1년새 130% 급등

  • "커피값 추가 상승 불가피…공급량 늘려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소비가 많은 아라비카 커피 원두의 국제 시세가 t당 9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4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400원대 중반 고환율로 수입물가가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경우 커피 가격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은행의 '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커피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9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수입물가 증가율은 지난해 8월(68.2%) 이후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9월 93.5% △10월 86.7% △11월 91.3% △12월 95.4% 등 지난해 9월부터는 원두값이 1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세계 커피 생산의 약 55%를 차지하는 브라질·베트남 지역의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가운데 환율이 급등하며 수입 단가가 크게 오른 탓이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원산지인 브라질·베트남의 가뭄 등 기상 악화로 작황 문제가 수개월 누적돼 있다"며 "공급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상당 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두값도 급격히 치솟은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를 보면 지난 13일 미국 뉴욕 국제상업거래소(ICE) 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거래 가격은 t당 9676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날(4207달러) 대비 130%가량 뛴 수치다. 또 다른 원두 품종인 로부스터 가격도 같은 기간 3141달러에서 5794달러로 84% 상승했다. 아라비카는 고급 원두 커피에, 로부스터는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쓰인다.

국내 커피 전문점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폴바셋은 지난달 2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고, 스타벅스 코리아와 할리스는 같은 달 24일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인 컴포즈커피도 이달 13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300원 인상했다.

문제는 커피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환율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거나 패닉 바잉(사재기)이 더해질 경우 수입물가 상승으로 커피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커피가 필수재는 아니지만 (수요가 많은 품목인 만큼) 수입 다변화 혹은 구입 시기 분산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공급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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