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전화 통화 사실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18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과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미·러 정상회담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러시아 측은 전했다.
그는 "회동에서 미국 대표들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주로 듣겠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종전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점령지 등 '영토'를 양보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그런 생각을 하길 원하느냐"면서 "어떻게 양보하겠느냐"고 일축했다. 이어 "현재 '우크라이나'라고 불리는 곳의 영토 할양은 옛 소련 형성기에 소련 지도부에 의해 이뤄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유럽이 협상장에서 자리를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엘리제궁에 유럽 주요국 정상을 초청해 비공식 긴급회의를 연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정상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접 접촉으로 종전 협상을 전격 합의하자 뒤통수를 맞은 유럽이 부랴부랴 마련한 자리다. 엘리제궁은 이날 성명에서 "이 회의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유럽의 안보 협의"라며 "향후 다른 형식으로 연장될 수 있고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관심 있는 모든 파트너를 모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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