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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 자살…배경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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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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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올해 들어 4명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50대 교수까지 유서를 남기고 숨지자, 교수의 자살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KAIST 박모(54) 교수는 연초부터 고강도의 KAIST 내부 감사와 교육과학기술부의 감사 등을 잇따라 받으며 심적 부담을 크게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연구인건비 문제 등과 관련해 지난 8일 교과부로부터 검찰고발 방침을 통보받고 고민해 왔고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KAIST는 추정하고 있다.

KAIST는 지난해 박 교수의 연구실에 지급된 운영비 1억원 가운데 22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되고 이에 대한 중징계 및 검찰고발 방침을 교과부로부터 통보받고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무식에서 ‘올해의 KAIST인상’까지 받는 등 학자로서 연구에만 몰두했던 박 교수가 내부 감사에 이은 교과부 감사, 앞으로 계속될 검찰조사 가능성에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생명과학 연구분야의 국내 최고 연구자로 1996년 9월 KAIST에 부임한 박 교수는 고분자물질을 이용해 암이나 유전자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왔다.

지난해 2월에는 221건에 달하는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등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KAIST 정교수 가운데 1명을 선정하는 ‘최우수 교수’에 꼽혔고, 2009년 4월에는 미국 생체재료학회가 주는 클렘슨상(Clemsen Award)을 수상했다.

클렘슨상은 생체재료 분야 세계 최고 학자들에게만 주는 상으로, 미국인이 아닌 박 교수가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박 교수는 지난 2008년 7월 새로운 항암 물질을 개발해 쥐 실험에서 항암효과를 입증했으며, 이 연구결과가 약물전달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스(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된 바 있다.

지난해 열린 ‘2010 세계해양포럼’에서는 홍합과 도마뱀 등 생물에서 추출한 물질을 수술용 봉합실로 사용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2010년 1월에는 차세대 핵산계열 약물인 소간섭 RNA의 세포 내 전달을 극대화시키는 획기적 나노약물전달 시스템을 개발,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싣기도 했으며, 2009년 12월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10년간 과학기술분야에서 최고 성과를 낸 연구자 6명에게 주는 창조대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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