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 중국은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을 비롯해 인민군 장성들과 국방ㆍ외교 전문가들을 대거 파견한 반면, 올해는 일부 정부 관료만 참가시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내 권력구도의 변화와, 아시아지역 안보 회의를 미국이 주도하는 것에 대한 불만 표시라고 회의 불참 요인을 지목했다.
중국이 중차대한 시기에 고위급 인사들이 자리를 뜨는 것에도 부담을 느낀데다가 이번 회의에서 권력개편 등 중국 내부 문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나올 경우 자칫 불필요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행사를 주관한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존 치프먼 소장은 “출장 일정과 국내 문제 등으로 인해 량광례 부장 등이 참석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중국 측은 오히려 이번 불참에 대해 그릇된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과거 샹그릴라 대화에서 이웃 중소국가들로부터 '집중포화'의 대상이 됐다는 점을 감안해 참석을 사실상 거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량 부장이 참석할 경우 집중 타깃이 될 것을 우려했을 것”이라면서 “이익보다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에 따라 불참키로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중국이 아시아지역의 안보를 주제로 한 회의를 미국이 주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장관급 인사 불참이라는 방식을 통해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신미국안보센터(CNA) 연구원은 “량 부장은 지난주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방장관 회의에는 참석했었다”면서 “중국은 미국을 지역문제에서 밀어내기를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 폴리시'도 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일보가 최근 사설을 통해 '남중국해 분쟁'이 미국과 무관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미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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