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부생명은 이달 5일 경기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 184-1번지에 위치한 정남연구소(토지와 건물)를 197억원에 동부팜한농으로부터 매수했다.
정남연구소는 1만1400여평에 이르는 대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실험동 및 직원사택이 들어서 있다. 최근까지 정남연구소는 동부팜한농에서 연구개발을 위해 사용해왔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한때 동부기술원으로 불리던 정남연구소 가운데 상당 부분은 대전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한 상태"라며 "일부 기능이 남아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생명 관계자는 "보험업 특성상 연수가 잦아 연수원 시설을 꾸준히 물색해왔다"며 "이번 시설 매수는 우리 본사(서울 강남)와 접근성이 양호해 후한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번 연수원 부지 인수로 연간 약 5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 교보생명도 10~20년 전 연수원을 사들이거나 직접 지어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동부생명이 동부팜한농으로부터 사들인 부동산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매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토지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고 있는 공시지가를 보면 동부생명이 인수한 땅과 바로 붙어 있는 보통리 183번지 토지는 1㎡당 가격이 12만원이다.
거래가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동부생명이 사들인 부동산 가운데 건물을 뺀 토지에만 적용한 값은 약 45억원이다. 똑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나머지 실험동ㆍ직원사택을 약 150억원으로 계산했다는 얘기다.
이번 거래를 위해 동부생명은 외부평가사인 제일감정평가와 제일감정원 2곳에 가격산정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동부생명 모회사인 동부화재 관계자는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한 결과에 따라 부동산 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동부팜한농 측이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염두에 두고 땅을 판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경쟁 관계에 있는 보험사 관계자는 "통상 연수원 부지를 선정할 때는 본사에서 가까운 곳보다는 전국 점포망에 속한 영업사원이 쉽게 올 수 있는 교통 요충지를 택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동부팜한농은 2013년 동민단체 불매운동 같은 일회적인 요인으로 순손실 546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동부생명은 같은 기간 순이익 447억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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