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서대문구 여자농구단의 우승은 당연하다. 구민 행복 200%를 만들어 드리겠다는 책임감에 올 시즌도 확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실업리그 4개 대회 12경기 '무패 신화'를 써낸 서울 서대문구 여자농구단 박찬숙 감독(65)은 지난 13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우승에 대한 당찬 포부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박 감독은 구 비전인 '행복 200% 서대문구 구현'에 여자농구단이 큰 힘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박 감독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은메달을 안겼던 주역이다. 이후 2023년 창단한 구 여자농구단을 1년 반 만에 우승으로 이끌며 다시 한번 '농구 여제'라는 명성을 입증했다.
그는 우승 비결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줬다"며 공을 돌리며 "우리 선수들이 구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민들도 '우리 농구단이 우승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낸다"며 “구민들에게 큰 선물과 행복을 주고 있다"고 자신했다.
박 감독이 구 여자농구단을 맡게 된 건 농구 후배들이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법에 보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스포츠 종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서울 자치구 어디도 단체 스포츠를 운영하는 곳이 없었다"며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자치구 중 유일하게 여자농구단을 창단하겠다고 연락해 왔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만들어만 달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여자농구 문이 좁아지다 보니 농구를 하겠다는 꿈나무들도 많이 줄었고, 그들을 위한 선택지도 많이 사라졌다"며 "농구를 시작한 아이들, 프로에서 자리 잡지 못한 선수들이 우리 농구단에서 도전하고 또 재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기회가 서대문구뿐만 아니라 더 확장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장 구 여자농구단의 현실도 녹록지는 않은 상황이다. 구와 구의회 간 예산 갈등 속에 구 여자농구단 예산이 대부분 삭감되며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이와 관련해 박 감독은 "만약 여자농구단이 잘 안 돌아가고 성적도 안 나왔다면 '두들겨 맞는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맞을 짓을 안 했다"며 "그런데 어렵게 만든 농구단 예산을 (구의회에서) 삭감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구 여자농구단을 둘러싼 어려움에도 박 감독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박 감독은 "난 눈 하나 깜짝 안 한다"며 "예산 관련 얘기를 듣고 불안해하는 선수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 감독의 올해 목표도 명확하다. 박 감독은 "태평양화학에서 뛰던 시절 35연승을 거둔 적이 있다"며 "구 여자농구단 감독으로 36연승을 거두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