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 대박' 공식이 깨지고 있다. 당국이 신규 상장주에서 공모가 거품을 걷어내겠다고 나선 뒤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을 제외한 신규 상장한 4개 종목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14.35%였다. 4개 종목 중 3개 종목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데이원컴퍼니는 공모가보다 40.00% 떨어졌고 같은 날 상장한 와이즈넛 역시 36.47% 하락했다. 미트박스도 공모가 대비 25.26% 낮은 가격에 마감했다. 데이원컴퍼니는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미트박스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상장 4개 종목의 상장 당일 수익률은 평균 181.70%였다. 현대힘스와 우진엔텍이 공모가 대비 300.00% 뛰는 '따따블'을 달성했고 포스뱅크와 HB인베스트먼트도 각각 29.72%, 97.06% 올랐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3개사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거품을 떨쳐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았다. 미트박스는 공모가 희망범위(밴드) 하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고 데이원컴퍼니는 밴드 하단을 40.91% 하회하는 가격에, 와이즈넛은 하단 대비 29.17%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투자자들 투자심리도 냉랭하다. 지난해만 해도 신규 상장 종목으로 '단타'를 노린 기관 수요가 몰렸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미트박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849.95대 1로 비교적 높았지만 와이즈넛과 데이원컴퍼니는 64.85대 1, 114.98대 1로 흥행에 실패했다.
신주를 인수한 기관투자자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기관도 거의 없었다. 미트박스와 데이원컴퍼니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0%, 와이즈넛은 0.32%에 그쳤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관심을 끌 수 있는 사업 영역과 전방 산업의 성장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라며 "2월에도 투자자 관심과 선호도에 따라 청약 분위기가 편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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