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20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개최한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글로벌 AI 환경이 급변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민간이 힘을 모아 국가 AI 역량 강화를 빠르게 추진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정부는 빠른 시일 내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고, AI 핵심인재 양성과 해외 우수인재 유치를 강화하겠다"며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AI 활용과 산업화에서 세계 1등이 될 수 있도록 AI 스타트업 육성과 시장 창출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는 독자적 AI 모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칭) 월드 베스트 LL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AI 국가대표 정예팀'에 우수 기업을 선정한다.
몇몇 유망 기업들을 '국가대표'로 선정해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간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당장 지난 6일 열린 국가인공지능위원회의 '국내 AI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 회의'에서도 다수의 참석자들이 미국·중국 등을 따라잡기 위한 '추격조'를 구성해 이들에게 지원을 몰아줘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미래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1조원 규모의 범용인공지능(AGI) 핵심원천기술 확보에도 도전한다. 앞서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총 1조원 규모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신청하며 AGI 기술 확보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AI 인재풀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정책도 마련한다. AI 분야 도전적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AI 챌린지' 개최를 추진하고, 지난해 미국에 개소했던 '글로벌 AI 프론티어랩'을 유럽 등으로 확대한다. 또 국내 AI 신진연구자를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기업이 원하는 AI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협력형 AI 전환(AX) 대학원 신설을 추진하고 혁신형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AI 컴퓨팅 인프라 확보에도 나선다. 내년 상반기까지 국가 AI컴퓨팅센터와 슈퍼컴퓨터 6호기를 통해 총 1만8000장의 고성능 GPU를 확보한다. 또 AI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첨단 AI 연구개발(R&D)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전력·입지 관련 제도개선 등으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한다. 2027년 개소 예정인 국가 AI컴퓨팅센터를 통해 국산 AI 반도체와 AI 모델을 패키지로 실증하고 AI 반도체 기술력 강화를 지원한다.
AI 학습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그간 자율주행 분야에만 허용됐던 비정형 원본 데이터(영상 등) 활용을 다른 분야로 확대한다. AI 연구에 필요한 기간 동안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활용 특례를 마련하고, 범죄 예방 등 공익적 AI 개발을 위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법 처리 근거를 확대한다. 의료·국방 등 민감 분야의 합성데이터와 생성 AI 고도화를 위한 분야별 특화 데이터를 구축·개방하고 공공 데이터 중 AI 수요가 높은 비정형데이터, 합성데이터 등을 국가 중점 데이터로 적극 개방한다.
AI 서비스가 국내외 시장에 조기 확산될 수 있도록 'AI 선도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산업 파급력과 대국민 체감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부처 협업을 통해 생성 A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고, 민관 협력 이노베이션 사업 등을 활용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함으로써 특정 산업 문제 해결에 특화된 분야별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나선다.
AI 스타트업 성장 지원에도 나선다. 기업 간 협력 방식의 AI 모델 개발을 지원해 제조·금융 등 분야별 AI 서비스 전문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제조 AI 전문기업 100개를 지정해 기업당 최대 100억원 규모의 융자·보증 등 자금·인력·판로 확대 등을 지원한다. 또 총 9조8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신규 유동성 공급 총량의 60%인 5조7000억원을 AI·반도체 등 혁신 성장 분야에 쏟아붓는다. 아울러 2027년까지 정부·민간 자금 등 약 3조원 규모의 AI 집중펀드 조성·운용을 통해 AI 스타트업 자금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 정부에서는 최상목 권한대행을 비롯해 관계부처 장관 등 13명이 참석했으며 민간에서는 염재호 위원회 부총장 등 AI 분야 전문가 24명이 참여했다. 정부는 향후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구심점으로 범부처 AI 역량을 결집하고 국가 AI 정책의 추동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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