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업체들은 수요가 줄어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 인하 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4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노키아는 일부 중고가 모델의 가격을 10% 상당 인하했다.
시장 5위인 소니에릭슨도 전략폰인 '워크맨폰'의 가격을 10% 가량 내렸으며, 모토로라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한데 이어 최신 제품에 대한 가격 인하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노키아는 지난해 4분기에 9.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노키아의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이례적인 것으로 2007년 4분기에만해도 노키아는 23.3%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 역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과 LG도 비교적 선전했지만, 지난해 4분기 큰폭의 하향세를 경험했다. 결국 이익이 나지 않는 시장에서 가격경쟁을 통한 제살 깎기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가격 경쟁 촉발에 따라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2%의 미미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무분별한 가격인하 경쟁에 동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와 LCD 분야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공시 이후 최초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들 부품 부문의 부진을 만회해야 할 휴대폰 사업에서도 적자를 기록할 경우 올해 하반기에도 흑자 전환을 낙관할 수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모델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아직까지 가격인하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고사양 단말기에 대한 마케팅 강화와 함께 저가폰 라인업을 늘려 영업이익과 시장점유율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기존의 프리미엄 단말기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중저가 모델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미 지난해 년간 1억대 판매를 돌파하기 위해 일부 모델의 가격을 5% 이상 인하한 바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 가격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억대 판매 클럽에 가입하며, '빅3'에 등극했다. 여기에 연간 영업이익률 역시 두 자릿수(11.2%)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는 노키아와 LG전자가 유일하다.
다만 아직까지 노키아나 삼성전자에 비해 저가폰 라인업과 신흥 시장에서의 마케팅 라인이 부족한 만큼 올해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휴대폰 시장에서 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이익을 보장했던 휴대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올해에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기존 프리미엄 단말기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저가 시장에서 점유율을 넒혀나가는 것이 국내 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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