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 내정자 |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이 회장이 사외이사들에게 정준양 사장을 적극 추천한 이유도 자신의 경영 방침을 그대로 이을 인물로 낙점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정 내정자는 회장후보 확정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동안 이구택 회장과 자주 만나서 사업계획을 논의해왔다”며 “앞으로도 이구택 회장과 자주 왕래하면서 업무 인수인계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차기 회장 내정 전부터 이 회장과 물밑 교류를 하며 준비를 해 왔다는 말이다.
이 회장의 직계 후배인 정 내정자는 1972년 서울대 공업교육과를 나와 1975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현장 기술자로 잔뼈가 굵었다.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총괄하는 생산기술부문장(COO)을 역임할 만큼 철강 분야 최고의 철강엔지니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광양제철소장 시절에는 6시그마, QSS(Quick Six Sigma) 등 경영개선 활동을 생산현장에 확대 적용, 새로운 조업기술을 개발하고 고부가가치 전략제품의 생산기반을 마련해 글로벌 기술리더십 확보에 기여했다. 이것은 이구택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 경영의 기저가 됐다.
하지만 정 내정자의 앞길은 순탄치 많은 않다. 이달 27일 주총 이후 정식 회장에 오르게 되지만 글로벌 금융경색 여파로 세계 철강업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어서 위기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역시 수요 감소로 창사 40년 만에 첫 감산에 들어가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정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급변하는 해외 시장 환경에 따른 대처 방안 마련과 인도, 베트남 일관제철소의 해외 사업 마무리, 이 회장의 급작스러운 사퇴로 어수선해진 회사 내부 조직 정비까지 손대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2월 차기 회장 선출에서 정 내정자가 연임에 성공할지 여부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외압설이 나돌며 정권의 구미에 맞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구택 회장 이후 자리 잡은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 체제를 정 내정자가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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