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목적을 변경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 125개 중 부동산 관련 사업을 추가한 회사는 무려 30곳에 이른다. 정관을 변경한 업체 4곳 중 1곳 이상이 부동산과 관련된 업무를 추가해 부동산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신세계, SK가스, 동아제약을 비롯해 면직물 생산 전문업체인 경방, 교육컨텐츠 제작 전문업체인 대교, 컴퓨터시스템 설계 및 자문업체인 동부씨엔아이, 봉제의류 제조 수출업체인 태평양물산 등이 부동산 개발·컨설팅·임대업 등 부동산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에너지 기업인 삼천리, 교육기업인 재능교육도 기존에 가진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이미 부동산 개발업에 진출한 상황이다.
부동산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출범시키는 기업도 늘었다. 유통 및 소비재 전문 업체인 SK네트웍스의 자회사 SK핀크스, KT의 부동산 전문 자회사인 KT 에스테이트, LG그룹의 LG 서브원, 롯데 그룹의 롯데 자산개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 양대 통신사인 SKT와 KT도 지난해 부동산업에 진출했다. SKT는 지난해 3월 주총에서 부동산업을 정관에 추가했고, KT는 8월에 전문 부동산업체인 ‘KT에스테이트’를 출범시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최근 부동산업에 진출하는 이유로 부동산의 자산 증식 효과를 꼽는다. 분양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주요지역의 상가나 토지 등의 수익률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부동산을 보유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부동산 관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개발·관리·매매·임대 등을 통해 금융부분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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