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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 |
이렇게 할 사람은 정부 미술관장도, 미술사가도, 미술대학교수도 아니다. '걸어다니는 미술박물관'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56)뿐이다.
서울 창전동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은 오는 26일부터 7월23일까지 ‘한국현대미술의 해외진출-전개와 위상’전을 연다.
한국현대미술이 해외진출을 시작한 시기부터 현재 국제무대에서 입지를 높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다. 한국작가의 해외 전시를 집대성한 자료구축으로 향후 현대미술의 해외 진출 경향과 위상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관장은 “해외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음에도 우리는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만한 자료가 없다”면서 “전시를 통해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자료를 책으로 묶어 해외 큐레이터들에게도 소개하고, 전시중에 국내 미술사 연구자들도 참고할 수 있도록 단행본과 정기간행물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년간 준비한 이번 전시에는 100여점이 선보인다. 박물관 소장자료는 물론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 육근병 성완경씨등 개인작가의 소장자료를 대여했다.
한국 현대미술은 언제부터 해외에 나가기 시작했을까?.
전시는 58년 미국 신시내티미술관에서 열린 5회 국제판화비엔날레부터 소개한다. 당시 이항성(1919~97) 유강열(1920~76) 정규(1923~71) 등의 작가가 참여하면서 해외 전시의 첫발을 뗐다. 제2회 파리비엔날레는 김창열, 장성순, 정창섭, 조용익 등의 작가가 참여했다.
김환기는 63년 제7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초대받아 명예상을 수상했다. 65년 제4회 파리비엔날레에는 최만린, 이양노, 정상화, 김종학, 하종현 등이 나섰다. 1966년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서 열린 제5회 도쿄국제판화비엔날레에서는 김종학이 가작상으로 국제 미술전에서 첫 본상을 받았다.
"한국이 국가 단위로 처음 참가한 1961년 프랑스 파리비엔날레, 국제전 초청을 처음 받았던 1963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 일본에 한국 현대화를 본격적으로 소개했던 1968년 한국현대회화전, 한국관이 처음 만들어졌던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까지 40여년 역사를 총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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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한국현대회화전 Contemporary Korean Paintings, 20.3x16, 뉴욕 월드하우스갤러리, 1958 (오른쪽) 제7회상파울로비엔날레 VII bienal de sao paulo,Fundacao Bienal de Sao Paulo, 1963. |
이번전시에는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꼽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시도 소개된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 큐레이터 김승덕, 화가 박서보, 미술평론가협회장 서성록, 민중미술계의 대부 격인 윤범모,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등 한국 현대미술 전반을 보고 이해할수 있는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가장 의미 있는 전시로는 1975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국 5인의 작가, 다섯가지 흰색전'이 꼽혔고, 2위에는 1992년 영국 리버풀 테이트갤러리에서 열린 ‘자연과 함께’ 전시가 꼽혔다.
1980년대 뜨거운 시대적 분위기를 담아 1988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민중미술전-한국의 새로운 문화운동’ 전시도 호평을 이끌어낸 명전시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김관장은“이번 전시는 단행본 포스터 자료만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당시 수상 작품이미지를 영상물로 상영하고 오는 6월 3일 해외 국제전에서의 과제 등을 주제로한 세미나도 마련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달진 관장이 미술자료박물관과 함께 운영하는 한국미술정보센터는 희귀한 한국근현대 미술자료가 총 망라되어 있다.
열람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이 센터에는 한국 근현대 미술분야 단행본과 정기간행물을 비롯해 화집, 학회지, 전시 팸플릿, 작가파일, 신문기사 등 10만여점에 달하는 미술자료가 소장돼 있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간 자료열람실을 일반에 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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