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멈출 줄 몰랐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6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는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루에도 수천억원의 물량이 쏟아진 탓에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최대 7000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따라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6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프로그램매매로부터 4조35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왔다. 특히 순매수를 기록한 날이 단 3거래일에 불과했고, 특히 지난 9거래일 동안 2조6975억원이 나올 만큼 최근 순매도세가 더욱 거세다.
최근 현물(주식)과 선물의 차이인 베이시스가 점점 악화일로에 빠지면서 추가적인 매도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날 평균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1.12포인트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선·현물 가격역전)이 나타나면 차익거래가 발동될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프로그램 거래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로 구분되는데 이 중 차익거래는 베이시스 변동 폭에 따라 기계적으로 출회돼 무위험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가 멈추지 않고 있음에도 긍정적인 이야기도 들려온다. 되레 6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의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그것이다. 특히 내달의 만기일은 ‘쿼드러플위칭데이(네 마녀의 날)’라고 불리 우는 지수 선물·옵션 및 개별 주식 선물·옵션 만기일임에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것.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5월 주식시장은 6월 코스피200변경을 앞두고 베이시스가 축소(악화)되면서 프로그램이 청산되는 시기”라며 “그러나 5월말부터 6월까지 베이시스가 안정되면서 재차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쿼드러플위칭데이는 무난히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베이시스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나왔지만, 이는 오히려 6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이전에 물량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외국인의 프로그램 누적 수매수 규모를 조사한 결과 추가적으로 출회될 가능성이 있는 물량은 비차익을 통한 변형 차익거래 가능성을 고려해 1조원 이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부터 들어온 물량들이 1~4월 청산이 없었지만 4월 옵션 만기 이후부터 급속도로 청산되어 거의 다 쏟아져 나온 상태라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당분간 백워데이션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날 베이시스 0.30~0.40포인트 수준에서 형성된 차익잔고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변수들을 고려하면 6월 쿼드러플위칭데이까지는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베이시스 0.30~0.40포인트 구간에서 형성된 차익잔고는 2500억원 수준이며, 0.20~0.30포인트 구간의 경우 1조3400억원, 0.10~0.20포인트 구간 2조원 등의 차익잔고가 대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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