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일본제철 본사 전경 사진AP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09/20250209174154814351.jpeg)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설비·고용 등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설득을 위해 직접 대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7일 이전에 신규 제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이 제안은 설비 개선 등을 위해 투자금 약 27억 달러(약 3조9000억원)를 증액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초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을 약 141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전미철강노조(USW)와 일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해 난관에 봉착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대신 US스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닛케이는 두 정상의 합의가 일반적인 투자를 의미한다면 일본제철이 목표하는 인수와는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닛케이와 인터뷰에서도 "요점은 (US스틸이) 미국 회사로 계속 있는 것을 (미국이) 납득할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 제철 최고경영자(CEO)가 만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고 그 자리에서 구체적인 틀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 제철의 한 간부를 인용해 "미국산 철강을 사서 일본 제철의 색깔을 입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애초에 이번 건은 US스틸을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6일 모리타카 히로시 일본제철 부회장이 "계획을 바꾼다는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한 만큼 협상에 난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일본제철이 그간 인수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인수의 목표가 영업 영역 확보뿐 아니라 US스틸에 기술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인수가 아닌 투자에 그친다면 정보 유출 우려로 인해 기술 제공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본 제철은 고용 유지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고용 유지를 위해 의료보험과 연금을 포함한 단체협약에 대해 노조와 긴밀하게 협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공시된 지배구조 정책에는 US스틸 이사진의 과반수를 미국인으로, 경영진의 핵심 구성원을 미국인으로 구성한다고 나와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와 관련된 논의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투자가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라면 일본 제철의 인수 계획은 기존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계획을 변경하려면 일단 계약을 해지해야 하고 다른 내용으로 재계약한다면 다시 주주총회 승인과 미 당국 심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제철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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