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로 부상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견제와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비판의 내용이 정책적 문제나 도덕적 흠결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의 출생지에 관한 터무니없는 왜곡과 소문이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자아낸다. 일부에서는 '오 시장의 고향이 전라도'라는 주장을 퍼뜨리며, 이를 근거로 지역감정을 자극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 왜곡이며, 시대착오적인 정치 공작일 뿐이다.
오 시장의 고향 논란은 그의 정치 경력 초기부터 존재했다. 서울시장 1기 때는 ‘전북 익산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전남 담양 출신’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주장의 근거를 묻자, 일부에서는 지역신문인 '담양신문'에 ‘우리 고장을 빛낸 인물’로 소개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단순한 지역신문의 보도만으로 개인의 출생지를 단정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이에 대해 오 시장 본인은 최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고향이 전라도라는 얘기가 있다”라는 질문을 받고 “당(국민의힘)에서 그렇게 얘기하시는 분이 몇 분 계신다”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먼 조상 때부터 할아버지 대까지 서울 명륜동 인근에서 거주했고, 아버지 때 뚝섬으로 이사 온 후 자신은 그곳에서 태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오 시장이 출생부터 서울에서 성장했음을 명확히 하는 발언이다.
이렇게 오 시장이 명확히 출생지를 밝힌 상황에서도, ‘전라도 출신’이라는 낡은 프레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오세훈 고향이 전라도라던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접해왔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오 시장을 비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특정 지역 출신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려는 사람들, 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많았다. 즉, 단순한 사실 확인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오 시장을 깎아내리려는 시도에 가까웠다.
설령 오 시장의 고향이 전라도라고 가정하더라도, 그것이 문제 될 이유는 전혀 없다. 출신 지역이 정치적 자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치가 특정 지역 출신 여부로 평가받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특정 정치인을 견제하기 위해 지역색을 부각하고,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행태야말로 우리 정치가 극복해야 할 후진적인 정치 문화다.
정치인은 정책과 비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오 시장이 서울시정을 어떻게 이끌어가고 있는지, 그가 만약 대권 후보로 나서면, 어떤 비전을 제시하는 지가 논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일부 세력은 정책과 능력을 논하기보다, ‘전라도 출신’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을 확산시키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정치 문화가 아니다.
더욱이 이러한 프레임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 믿는 세력의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다. 만약 오 시장이 “내 고향은 전라도”라고 공식 선언하고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전라도 유권자들이 일방적으로 그를 지지하겠는가. 물론 아니다. 현대의 유권자들은 지역보다 정책과 인물의 역량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따라서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거나, 이를 정치적 무기로 삼으려는 행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오 시장의 고향에 대한 논란은 정치적 공세일 뿐이다. 본인이 명확히 서울 출생임을 밝혔음에도, 근거 없는 소문을 지속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은 불순한 의도를 가진 행태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 만으로 정치적 평가를 달리하려는 태도는 성숙한 민주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이제 우리는 낡은 공작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건강한 정치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우리 사회는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 더 이상 근거 없는 고향 논란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보다 생산적인 정치 담론으로 나아가야 한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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