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단말기에서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TV로 확대되면서 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통신사, 채널을 제공하는 케이블사와 제조사의 협력이 가시화될 조짐이다.
지난달 31일 제주에서 열린 디지털케이블TV쇼에서는 케이블의 스마트화가 화두였다.
우선 케이블셋톱을 대체하는 스마트셋톱 개발이 쟁점이 됐다.
이들 제조사는 케이블 업계뿐만 아니라 스마트TV 보급 확대를 위해 통신사와도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스마트TV가 통신이나 방송 등 네트워크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물밑에서는 스마트서비스를 놓고 세력간의 주도권 싸움이 벌써 시작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입자를 보유하면서 네트워크망과 콘텐츠 공급 능력을 갖춘 케이블, 또한 가입자를 갖고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한 통신사를 무시할 수 없는 가운데 점차 이들 네트워크의 의미가 축소될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
벌써부터 스마트TV의 앱을 통해 방송이 이루어지는 사례가 생기면서 앱만 클릭하면 방송채널을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스마트TV가 활성화되면서 케이블과 IPTV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박승권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 1일 컨퍼런스에서 "방송 서비스가 데이터방송 내지는 앱으로 진화·발전하고 TV포털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망의 의미가 없어져가는 시대적 환경에 와 있으며 데이터방송이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는 멜팅폿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케이블셋톱이 올아이피(All IP) 시대로 가면서 비디오 게이트웨이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분리돼 있던 통신망과 방송망이 결국에는 디지털화되면서 올IP 서비스로 변하면서 영상의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의 스마트 셋톱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이나 차세대웹표준인 HTML5를 활용하는 두 가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케이블셋톱은 1994년부터 이용한 오픈케이블 응용 플랫폼(OCAP)을 주로 써왔으나 표준화에 대한 한계가 있었다.
스마트셋톱을 상용화한 씨앤앰과 CMB는 OCAP을 배재한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CJ헬로모바일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셋톱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티브로드의 경우 OCAP을 기초로 한 웹브라우저 기반의 스마트셋톱을 준비중이다.
정작 미국의 경우에는 HTML5 기반의 플랫폼이 더 환영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투브 등 콘텐츠 서비스를 하고 있는 잠재적인 경쟁자인 구글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케이블 업계는 스마트셋톱이 없이 케이블에 연결하기만 하면 되는 스마트TV의 개발도 환영하고 있다.
셋톱 가격에 대한 비용 부담이 빠지게 되면 수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북유럽에서 현지 업체와 협력해 올해 말 이같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도 스마트TV 내에 케이블 사업자 카드를 내장해 가입할 경우 카드 전체가 해당 서비스로 전환되는 케이블빌트인스마트TV 등 사업모델을 제한하면서 케이블 업계와의 제휴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TV 서비스를 놓고 각 플레이어들의 경쟁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간의 합종연횡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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